원로시인 김춘수씨(71)가 산문시집 "서서 잠자는 숲"을
펴냈다(민음사간).

"어떤 늙은이가 내 뒤를 바짝 달라 붙는다. 돌아보니 조막만한 다
으그러진 내 그림자다. 늦여름 지는 해가 혼신의 힘을 다해 뒤에서
받쳐주고 있다"("산보길"전문).

김씨는 "시의 창조성과 산문의 토의성을 묶는 변증법적 지양으로 산문시를
시도한다"고 밝히고 있다. 인간은 독자적인 삶의 양식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또 자연의 한 부분이다. 그러한 2중적 존재로서 인간의 비애를
김씨는 산문으로 노래하고 있다. 근작산문시 80여편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