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의 파고가 높다. 이미 어떤이는 파도에 떠밀려 다시는 돌아올수 없는
심해속으로 가라앉고 있고,어떤이는 또 다시 밀려올 파도를 피해보려고
바위 틈새에서 몸을 숨기고 있고,또 어떤이는 높은 사구위에서 이런 광경을
지켜보며 갈채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모래알같은 중생들이 혼돈의 시대를 살고있다. 어느 시대건 우리는
희망을 품고 살지만 그 기대가 크면 클수록 가치에 대한 혼란은 더욱
가중되기 마련이다. 더욱이 지난 새대가 정의롭지 못했고,공평치 못했다고
생각될 ,새시대의 지도자들은 새로운 시대정신을 요구하게 된다. 그런데
바로 이점이 혼돈스러운 것이다. 지난 세월동안 이나라는 많은 것을
이분법으로 나누어 놓았다. 예를 들자면 지역감정, 조사관계,수구와
개혁이 그러하다. 문제는 이들사이에서 공통점을 찾아볼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 시대가 바뀔 때마다 한쪽으로 치우침은 당연한
노릇이요,그때마다 우리는 또 다른 시대정신을 만들고 또 치우는 일을
되풀이해야 되는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게된다.

봄이오면 남동쪽 지평위로 아름다운 별자리 하나가 피어난다. 먼 옛날
인간은 매우 착하고 성실했기 때문에 신들과 더불어 살았다고 한다.
그런데 시대가 변하면서 인간은 욕심을 앞세워 서로 다투기 시작했고
마음은 부도덕해져 갔다. 결국 신들은 타락한 인간의 대지를 떠나버렸다.
그때 마지막까지 지상에서 인간을 버리지 않고 인간들에게 사이좋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정의를 베풀었던 신이 아스트라에아 였다. 하지만
인간은 지상의 마지막 신마저 머물수 없게 하였으며 이렇게하여 하늘로
올라간 정의의 여신 아스트라에아는 별자리가 되어 인간에게 정의를 베푸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고 한다. 이별자리가 처녀자리이다. 그리고 아직은
보이지 않지만 초여름이 가까와 오면 천칭자리가 처녀자리 곁에 자리하게
되다. 바로 인류의 마지막 신이 갖고있던 정의와 공평의 저울인 것이다.

신화가 인간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는 허구일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가
정의롭게 살고자 한다면 나와 대립하는 것들 사이에 마음의 천칭 하나씩을
준비함이 옳지 않겠나 싶어 가물거리는 별자리를 지켜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