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독일의 예상치 않은 주요금리인하결정은 목타는 유럽경제에
단비역할을 할것으로 기대된다.

독일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는 통상 격주로열리는 중앙이사회를 지난주의
부활절휴가로 이날 3주만에 소집,전격적으로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이에 따라 독일의 최저기준금리격인 재할인율은 7.25%로 0.25%포인트
인하됐다.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에 제공하는 긴급여신에 대한 금리로
시장콜금리의 기준이 되는 롬바르트금리도 8.5%로 0.5%포인트 인하됐다.

분데스방크의 이번 금리인하는 올해들어서만 재할인금리로는
세번째,롬바르트금리로는 두번째로 취해진 조치다.

독일의 이번 금리인하조치는 유럽대륙에 저금리시대를 여는데 주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된다. 독일에 이어 네덜란드 벨기에등 소위
유럽핵심통화권은 물론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덴마크등도 잇따라 주요금리를
인하했다.

특히 프랑스 중앙은행은 23일 기준금리인 개입금리를 8.75%에서
8.50%로,긴급대출금리를 9.75%에서 9.50%로 각각 인하조정했다.

독일의 금리인하는 특히 유럽외환시장에서 마르크화에 대한 수요를
감소시켜 최근 다시 고조되고 있는 위기감을 해소시킬 수 있을것으로
기대된다. 유럽외환시장은 이같은 전망을 확인시키듯 이날 스페인
페세타화를 제외한 대부분의 화폐가 마르크화에 대해 일제히 오름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독일금리인하는 저금리추세를 통한 각국의
금융완화정책을 가능케해 침체일로에 있는 유럽경제에 새로운 활력소를
불어 넣을 것으로 평가되고있다.

귄터 렉스로트 독일경제장관도 이날 분데스방크결정에 대해 "독일 뿐만
아니라 유럽경제의 성장을 촉진할 것"이라고 논평했다.

EC는 최근 총4백24억달러규모의 투자를 통한 성장촉진대책을 확정지었으나
유럽경제를 현재의 침체상황에서 건져내는데는 역부족이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 미국이 4년간 1천6백억달러,일본이 두차례에 걸쳐 2천억달러규모를
투입하는 것에 비하면 EC의 경기부양책은 턱없이 작은규모이다.

이때문에 독일분데스방크는 국내뿐만 아니라 주변 유럽국들로부터
유럽경제회생책의 절대불가결한 전제조건으로 금리인하요구를 강하게
받아왔다.

그러나 국내 인플레억제를 명분으로 금리인하불가원칙을 고수해 온
분데스방크가 돌연 태도를 바꾼것은 급강하하고 있는 독일경제상황이
직접적인 이유였던 것으로 지적되고있다.

작년에 2%성장을 보였던 독일경제는 당초 마이너스 0.5%로 예상됐던
서독지역의 성장률이 마이너스 1.5~2%까지 하향조정되는등 생각보다 심각한
침체양상을 보이고있다.

독일이 기침하면 함께 감기에 걸릴정도로 독일경제의 영향하에 놓여 있는
유럽경제도 작년의 1.1%성장에서 올해 0.8%미만의 거의 제자리걸음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경제가 바닥을 치고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고
일본경제도 대규모 부양책에 힘입어 시차를 두고 올하반기에는 호전될
것으로 예상되는 것에 비하면 유럽경제는 아직도 수렁을 벗어날 기미조차
없는 형편이다.

분데스방크가 금리인하를 결정한데는 국내경제여건이 성숙됐기 때문이기도
하다. 노.사.정이 함께 고통을 나누려는 연대협정이 순조롭게
매듭지어지면서 서독지역의 임금인상이 3%선에 그치고 지난3월중
통화공급량(M 기준)이 분데스방크가 정한 연4.5~6.5%의 목표에 크게
못미치는 3.2%증가에 그친 것이다. 이같은 통화량증가율둔화로 현재
4.2%선에 머물러 있는 인플레율을 분데스방크의 중기목표선인 2%까지 내릴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그러나 분데스방크가 우려하는 또 다른 요소인 연방정부적자는 당초
예상했던 4백30억마르크에서 6백50억~7백억마르크로 늘어날 전망이다.
시장전문가들은 분데스방크가 금리인하를 단행한 것은 이처럼 통제불능에
빠진 재정부문을 포기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분데스방크는 또 다른 나라들의 금리인하를 유도함으로써 염려했던
마르크화약세를 완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대륙이 이제 본격적인 저금리시대에 돌입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