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말 시민에게 개방된 국회의사당 뒤쪽 윤중로의 길확장을 놓고
서울시와 국회의 의견이 맞서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12일 국회에 공문을 보내 "윤중로가 개방된 뒤 많은 시
민들이 찾고 있으나 길이 좁아 불편을 겪고 있다"며 윤중로를 끼고 도는
국회의사당 철책 담장을 안쪽으로 옮겨줄 것을 요구했다.
윤중로는 너비 25m 차도를 사이에 두고 한강쪽과 국회의사당쪽 인도가
설치돼 있으나 한강쪽 보도만 4m로 일정한 폭을 유지할 뿐 국회의사당쪽
보도는 폭이 1~3m로 들쭉날쭉하고 한사람이 걷기도 좁은 곳이 많다.
이에 따라 시민들이 가족단위로 많이 찾는 휴일의 경우 한쪽길로만 몰
려 통행이 불편할 뿐 아니라 차도로까지 내려와 통행하는 바람에 사고 위
험성마저 안고 있는 실정이다.
시는 국회의사당 담장이 안쪽으로 들어갈 경우 보도 너비를 4m로 넓히
고 현재의 시멘트블록을 화강암으로 바꿔 서울의 `명소''로 꾸민다는 계획
을 세워놓고 있다.
시가 국회에 이렇게 요구하는 데는 국회의사당이 들어설 때 애초의 도
로계획선을 무시하고 도로를 잠식했던 점도 중요한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국회쪽에서는 서울시의 보도확장 계획이 예산낭비라며 반대하고
있다.
국회쪽은 "시민들이 한강쪽 길만을 이용하는 것은 그곳이 벚꽃이 피고
한강을 바라볼 수 있어서일 뿐 국회의사당쪽 길이 좁아서가 아니다"라며
"현재로서도 큰 불편이 없는데 새로 담장을 쌓느라 5억여원의 예산을 들
일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