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칼] (112) 제1부 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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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집에서 한 식구처럼 지내게된 지사에몬에게 시즈부인은 혹시 누가
물으면 친척이 된다고 말하도록 일렀다. 이웃의 눈이 두려운 것이었다.
그리고 유스케를 처음 만났을때 말했던 것처럼 지사에몬에게도 에도라는
곳은 막부의 첩자와 끄나풀들이 거미줄같이 깔려있는 무서운 곳이니,각별히
말조심을 하라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지사에몬이 집에서 같이 지내게 되자,시즈부인보다 마쓰코가 월등히
좋아했다. 시즈부인은 이이나오스케를 살해하려고 탈번을 해온 근황의
지사이고,또 유스케의 동생이기 때문에 일종의 의무감으로 선뜻
받아들이기는 했지만,실은 남의 식구가 하나 늘었으니 그 뒷바라지를
해주려면 귀찮은 일이 아닐수 없었다. 그러나 마쓰코는 무척 젊으면서도
미남인 사무라이가 자기 집에서 한 식구처럼 지내게 되었으니 공연히
좋을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마쓰코는 그의 사소한 뒷바라지는 자기가 맡아서 하겠다는 듯이
곧잘 곁으로 가서 나긋나긋하게 굴었다. 그런 마쓰코를 볼 때면
시즈부인은 저 철딱서니 없는것,언제나 철이 들까 싶으며 혼자서 쯧쯧쯧.
혀를 차기도 했다.
한번은 열여섯 살이나 먹은 계집애가 너무 지사에몬에게 스스럼없이 구는
것 같아서 시즈부인은 저러다가 저것이 몸이라도 버리는 것이
아닐까,걱정이 되어 내실에 조용히 마쓰코를 불러 앉혔다.
"너 나이가 열여섯 살이지? 곧 설을 쇠면 열일곱이 되잖아. 이제 남자
앞에서 부끄러운 줄도 알아야지" "엄마,내가 뭘 어쨌는데?" "반드시 뭘
어쨌다는 것이 아니라,이제는 어엿한 처녀니까,총각 앞에서 처녀답게
몸가짐을 바르게 해야 된다 그거야" "지사에몬 앞에 말이지?"
"그래,이것아" "내가 몸가짐을 어떻게 했는데? 안 바르게 했나? 언제나
바르게 한것 같은데" "하하하. 너를 데리고 말을 하는 내가 어리석지"
시즈부인은 어이가 없어서 절로 웃음이 나왔다. 그러나 얼른 정색을
하고서 말했다.
"좌우간 이것아,몸을 조심해야 된다구. 무슨 일이 있으면 용서 안해"
"무슨 일이라니,무슨 일?" "너 정말 몰라서 묻니? 연애를 하면 안된다
그거야" "하하하. 누가 연애를 한댔어? 엄마는 별꼴이야. 쓸데없는 걱정도
많아"
마쓰코의 한쪽 볼에 보조개가 예뻤다.
물으면 친척이 된다고 말하도록 일렀다. 이웃의 눈이 두려운 것이었다.
그리고 유스케를 처음 만났을때 말했던 것처럼 지사에몬에게도 에도라는
곳은 막부의 첩자와 끄나풀들이 거미줄같이 깔려있는 무서운 곳이니,각별히
말조심을 하라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지사에몬이 집에서 같이 지내게 되자,시즈부인보다 마쓰코가 월등히
좋아했다. 시즈부인은 이이나오스케를 살해하려고 탈번을 해온 근황의
지사이고,또 유스케의 동생이기 때문에 일종의 의무감으로 선뜻
받아들이기는 했지만,실은 남의 식구가 하나 늘었으니 그 뒷바라지를
해주려면 귀찮은 일이 아닐수 없었다. 그러나 마쓰코는 무척 젊으면서도
미남인 사무라이가 자기 집에서 한 식구처럼 지내게 되었으니 공연히
좋을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마쓰코는 그의 사소한 뒷바라지는 자기가 맡아서 하겠다는 듯이
곧잘 곁으로 가서 나긋나긋하게 굴었다. 그런 마쓰코를 볼 때면
시즈부인은 저 철딱서니 없는것,언제나 철이 들까 싶으며 혼자서 쯧쯧쯧.
혀를 차기도 했다.
한번은 열여섯 살이나 먹은 계집애가 너무 지사에몬에게 스스럼없이 구는
것 같아서 시즈부인은 저러다가 저것이 몸이라도 버리는 것이
아닐까,걱정이 되어 내실에 조용히 마쓰코를 불러 앉혔다.
"너 나이가 열여섯 살이지? 곧 설을 쇠면 열일곱이 되잖아. 이제 남자
앞에서 부끄러운 줄도 알아야지" "엄마,내가 뭘 어쨌는데?" "반드시 뭘
어쨌다는 것이 아니라,이제는 어엿한 처녀니까,총각 앞에서 처녀답게
몸가짐을 바르게 해야 된다 그거야" "지사에몬 앞에 말이지?"
"그래,이것아" "내가 몸가짐을 어떻게 했는데? 안 바르게 했나? 언제나
바르게 한것 같은데" "하하하. 너를 데리고 말을 하는 내가 어리석지"
시즈부인은 어이가 없어서 절로 웃음이 나왔다. 그러나 얼른 정색을
하고서 말했다.
"좌우간 이것아,몸을 조심해야 된다구. 무슨 일이 있으면 용서 안해"
"무슨 일이라니,무슨 일?" "너 정말 몰라서 묻니? 연애를 하면 안된다
그거야" "하하하. 누가 연애를 한댔어? 엄마는 별꼴이야. 쓸데없는 걱정도
많아"
마쓰코의 한쪽 볼에 보조개가 예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