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본선무대 3회 연속 진출을 꿈꾸는 한국축구가 예상처럼 쉽게 지역
최종예선에 나갈 수 있을까.

94미국월드컵 아시아지역 D조예선 1차라운드(7~16일.레바논)에 대표팀을
출전시켜 놓고 있는 국내 축구계는 낙승을 기대하면서도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다.

1차 관문인 D조예선에서 의외의 일격을 당해 지역 최종예선에도 못나가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조심스런 전망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소수이긴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대표팀의 전력불안정과 같은 D조에
속한 중동국가들의 강세를 불안요소로 꼽고 있다. 그리고 이번 1차예선에
임하는 축구계의 방심과 안일한 자세도 문제라는 것.

가장 우려하는 점은 대표팀의 전력 불안정. 고정운(일화)김현석(현대)등
공격의 핵이 막판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하고 수비의 중심인 정종선(현대)도
역시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빠졌다.

여기에다 대표팀 전력강화의 최대난제였던 게임메이커 부재도 해결되지
않은 상태. 일본에 진출한 국내최고의 미드필더 노정윤(히로시마
산프레체)을 급히 불러들였지만 노도 소속팀의 유럽전지훈련중 당한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하며 출전하더라도 제기량을 발휘하지 못할
상태이다.

이같은 전력불안은 지난달 있은 이라크와의 두차례 평가전에서 분명하게
드러나기도 했다. 서정원(LG)하석주(대우)를 축으로 하는 공격진은
어느정도 살아나는 기미를 보였지만 만족스러운 정도는 아니었고 수비는
일반팬들도 걱정스러워할 지경이었다.

그럼에도 협회집행부를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한채
이번 D조예선 1차라운드에 용감히(?)출전했다.

지금 축구계는 "1차예선쯤이야"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그러기에
독일에서 활약중인 김주성 황선홍을 불러야 한다는 의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또 국내 프로리그를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각구단의 주장을
존중,대표선수들을 각팀에서 골고루 차출하는 여유까지 보였다.

그러나 이번 조예선에서 한국과 수위를 다툴 것으로 보이는 바레인의
경기를 지켜본 전문가들은 1차관문 통과가 결코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경계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1월 말레이시아에서 벌어진 바르셀로나올림픽축구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보여준 바레인의 경기력은 이라크 쿠웨이트등 여타중동국가에
조금도 뒤지지 않는 것이었다.

바레인은 당시 출전 6개팀중 최하위(5패)를 기록했지만 모든 팀들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었다. 특히 우승을 차지했던 카타르와의 개막전에서는
빠른 기동력과 잘 짜여진 조직력으로 시종 우세를 취했었다.

홈팀 레바논 역시 껄끄러운 상대.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주변
중동국가들과의 교류전에서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외에도 걱정스러운 요인은 많다. 중동 특유의 무더운 날씨와 심한
일교차등 기후조건도 적응하기 쉽지 않을듯.

또 이번대회에 배정된 심판진이 대부분 친중동인 아랍계 일색인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더욱이 카타르 UAE(아랍에미리이트연합)등 중동의
강호들이 각각 C조와 F조예선에서 북한과 일본에 밀려 지역최종예선진출이
좌절된 상태여서 이들 아랍계 심판들의 편파판정이 과거의 예에 비추어
볼때 충분히 나올수 있는 상황.

객관적 전력면에서 앞선다는 자신감과 전승을 다짐하며 적지에 뛰어든
대표팀이 이같은 일부의 우려를 씻어내는 길은 오직 최선을 다해 뛰고 또
뛰는 길밖에 없을 것이다.

<김상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