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고기 가운데 거칠고 힘이 좋은 방어에 대해 흥미있는 실험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물통의 중간을 투명한 유리판으로 막고 방어와 먹이 물고기를 양편으로
갈라넣으면 방어는 건너편의 작은 물고기를 먹기위해 맹렬하게 덤벼든다.
가로막은 판에 부딪쳐 번번이 무산되지만 방어는 주둥이가 피투성이가 되고
탈진할때까지 공격을 멈추지않는다. 그러나 결국 뜻을 이룰수 없음을
알게되고는 가만히 바닥에 엎드려있게 된다.

한편 먹이 물고기들도 처음에는 방어의 거친 기세에 놀라 반대편에서
날랜몸짓을 하다가도 아무런 위협이 되지않는 것을 파악한 뒤에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않는다.

이때쯤해서 유리판을 빼내면 물고기들은 서로 섞이게 되는데 여기서
흥미있는 것은 방어가 전혀 재공격을 하지않는다는 사실이다. 방어는
여전히 "안되는 일"이라는 의식에 지배된 채 눈앞의 먹이를 보고만있다가
굶어 죽는다는 것이다.

체질화된 사고나 습성 인식 따위를 바꾸기 어렵기는 방어나 사람이나
조직이나 다 마찬가지인 듯 싶다. "이제까지 그렇게 잘해왔는데 왜
바꿔""쓸데없이 일 만들어서 할 생각 마"아랫사람의 진취성과 창의성을
무참히 짓밟는 이같은 상사때문에 얼마나 많은 가능성들이 폐기되었을까.

사물을 새롭게 보고 현상을 재해석하며 상황인식이 올바른가를 끊임없이
점검하는 자세는 기업성장의 자양분이다. 도전의식이 메말라버린 조직에
발전을 기대할수 없음은 너무나 당연하다.

방어와 같은 하등동물의 행태를 인간행위에 견주기에는 많은 무리가
따를지도 모른다. 그러나 타성과 고정관념을 벗어나려는 노력이
우대받지못하는 한 그 조직이 치열한 경쟁에서 생존하기 어렵다는 사실은
방어나 인간사회에나 같이 적용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