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경제가 심한 불황을 겪고있는데.

"땅.주식등에 대한 투기가 성행했던 후유증이다. 80년대말엔 설비투자도
과도하게 이뤄졌다. 92회계연도(92.4~93.3)엔 GNP(국민총생산)성장률이
0.9%선에 그칠 전망이다. 그러나 나는 현재의 불황을 심각한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
-심각하지 않다는 이유는 무엇인가.

"근본적으로 일본의 경우 실업률이 대단히 낮다. 현재 실업률이 높다고
하나 고작 2.2%선에 머물러 있다. 10%안팎에 이르는 구미국가들과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 물가도 극히 안정돼 있다"
-현재의 불황을 벗어나는 시점은 언제로 보나.

"정확한 시기를 말하긴 어렵지만 오래걸리지 않을 것이다. 경기부양책의
효과가 나타나는 시점이 상승커브로의 전환점이 될것이다. 근로자들의
소득증가율이 물가상승률을 웃돌고 있기 때문에 경기회복기미가 보이면
소비도 회복될 것이다"
-정상궤도를 찾은후의 경제전망은 어떤가.

"년4~5%안팎의 성장이 계속될 것이다. 이같은 성장률은 21세기초까지
어어질 것으로 본다"
-년4~5%라면 대단히 높은 성장률인데.

"일본의 저축률이 높기때문에 가능하다고 본다. 미국의 경우 저축률이
5%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일본은 20%를 넘고있다. GNP에 대비한
설비투자액역시 여타국가를 훨씬 웃돌고 있다. 일본의 경우 국방비지출이
별로 없는 것도 강점이다"
-엔고가 순탄한 성장을 가로막을수도 있지않은가.

"환율이란 각국의 경제사정을 반영한 결과로 형성되는 것이기 때문에
엔고자체는 큰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또 일본기업들은 지난85년
플라자합의때의 급격한 엔화절상도 견뎌냈다. 올들어 엔화가 10%정도
절상됐지만 별타격없이 극복하리라 본다"
-올해 엔화환율은 어느정도까지 갈것으로 보는가.

"대체로 달러당 1백10엔선안팎에서 안정될 것으로 예상한다. 일본정부나
중앙은행이 급격한 절상을 바라지 않기때문에 더이상 가파르게 오르면
시장에 적극 개입할 것으로 생각한다. 미국도 수입상품가격인상에 따른
인플레우려때문에 일본정부와 호흡을 맞추게 될것이다"
-일본의 막대한 무역흑자가 개선되지 않는한 엔고도 계속될 것으로
생각되는데.

"달러당 1백10엔선이란 단기적 전망일뿐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물론
엔화가 더욱 상승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오는 2000년엔 달러당
1백엔대,2005년엔 90엔대,2010년엔 80엔대까지 오를 것으로 본다"
-대규모무역흑자가 시정되기 어렵다는 해석으로 봐도 되는가.

"일본의 무역흑자는 세계적 산업구조와도 연관된 문제이기 때문에 쉽게
해결하기 어렵다. 무역흑자가 지난해 처음1천억달러를 넘었지만 올해는
1천5백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있다. 미국 유럽 한국 대만등과의
무역마찰도 계속될 것이다"
-무역흑자축소를 위한 현실적방안은 어떤것이 있다고 보는가.

"환율조정이외에는 특별한 대책이 없다고 본다. 엔화가 중장기적으로
계속 상승할것으로 보는 것도 그런이유에서다. 그러나 환율변화자체가
근본대책이 되지 못하는 것이 문제다. 일본이 수입을 대폭늘리는 방안도
생각할 수있지만 현실적으로 여의치않다. 일본기업들은 가능한한 부품을
국내서 조달하는등 서로돕는 관행이있고 품질도 뛰어나기때문이다"
-일본경제가 향후 안게될 문제점으로 어떤것들을 예상하고 있나.

"노동력수급이 가장큰 문제다. 출산율저하와 고령화시대의 진전으로
2000년대엔 노동력증가율이 연1%에도 미치지 못하게 될것이다.
외국인노동자가 급증하고 노동력의 질적수준도 다소 하락할 것이다.
미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과의 무역마찰을 슬기롭게 넘겨야 하는 것도
어려운 과제다"

<동경=이봉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