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려진 정덕진씨(53.서울 희전관광호텔 사장)가 3일 서울지검강력부(유
창종 부장 홍준표검사) 수사팀에 검거됐다. 검찰은 정씨가 정치권과 경
찰등 권력기관에 막대한 액수의 로비자금을 뿌려온 혐의를 잡고 수사중
이다.
검찰은 그동안의 내사결과 S, P, K씨등 정치권인사와 K, Y, N씨등 전
현직 경찰간부 다수가 정씨와 유착됐던 것으로 보고 뇌물수수 여부를
조사중이다.
검찰은 이와관련, 정씨가 거래하고 있는 8개 시중은행 지점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해 정씨의 실명계좌 3개와 가명계좌 2백70여개를 찾아
내고 자금의 유입 유출경로를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정씨가 지난90년말 이후 2년반동안 이들 계좌를 통해 입출금
한 돈만 3백억여원에 이르는 사실을 1차확인했다.
검찰에 따르면 정씨의 계좌엔 한번에 15억~20억원단위의 돈이 입금됐
다가 곧바로 1억~3억원 단위로 인출됐다는 것.
검찰은 정씨가 로비자금 조성을 위해 이같은 방법으로 입출금을 반복
하는 `돈세탁''과정을 거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와 함께 정씨가 운영하거나 관계하고 있는 빠찡꼬업소의 지
분소유자 명단을 확보, 신원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이들 지분소유자 중엔 정씨의 비호세력으로 보
이는 인사가 상당수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정씨가 60년대후반부터 빠찡꼬업소를 운영하면서 엄청난 축재
를 하기까지 수십차례에 걸친 당국의 빠찡꼬업소 불법행위단속과 조직
폭력배 단속에 단한번도 걸리지 않은 것은 비호세력이 정씨의 뒤를 봐주
었기 때문일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정씨에 대해 일단 탈세혐의로 4일 중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
이다.
검찰에 따르면 정씨는 현재 전국 3백37개 빠찡꼬업소중 20여개 이상
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 업소당 월평균 5억여원의 수익금을 올리면서
도 신고매출액을 6개월간 1억6천만원정도로 낮춰 수백억원의 세금을 포
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정씨가 지난 88년부터 90년말까지 20억원 가량의 세금을 포탈
한 혐의에 대해 일부 시인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정씨가 91년 3월경 로스앤젤레스 팔로스버디스시 파세오델
마가에 위치한 2층짜리 호화주택을 2백60만달러에 매입하면서 구입대금
중 1백만달러는 은행대출금으로, 1백60만달러는 현찰로 지불한 사실을
밝혀내고 외화 불법유출혐의에 대해서도 수사중이다.
검찰은 외무부를 통해 로스앤젤레스 총영사관에 관련자료 송부를 요
청하는 한편 미국 수사기관에 주택구입자금 출처등에 대한 수사협조를
의뢰했다.
검찰은 이날 저녁 서울 용산구 한남동 유엔빌리지에 있는 정씨의 주
거지와 정씨 소유인 서울 강남구 삼성동 희전호텔 내의 정씨 사무실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검찰은 정씨가 호텔빠찡꼬업소의 지분중 5~10%를 폭력조직 서방파 두
목 김태촌씨(구속중)등 국내 조직폭력배들에게 나눠주는 등 활동자금을
지원해 준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