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법 울산지원 제1민사부(재판장 정인진 부장판사)는 최근 현대중공
업 노조위원장 직무대행 김남석(31)씨가 회사 등을 상대로 낸 `노조위원장
직대의 직무집행 방해금지 및 지위보전 가처분신청''에 대해 전 위원장 직
대 우진범(31)씨를 불신임 결의한 지난 3월31일 노조의 임시 대의원대회는
적법하다는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의 이러한 결정은 당시 노조의 대의원대회에 대해 노동부와 울산
시가 전 위원장 직대 우씨가 회의소집을 기피했기 때문에 노동조합법(제2
6조 3항)에 따라 행정관청이 지명한 소집권자에 의해 열려야 하는데도 대
의원들이 임의로 소집권자를 정해 열었기 때문에 불법이라며 시정지시를
내린 사안을 정면으로 뒤엎은 것이어서 주목된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와 함께 김 위원장 직대의 선출은 절차상 흠을 이유
로 무효라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결정 이유서에서 "대의원들이 요건을 갖춰 자율적으로 소집
권자를 지명해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 수 있다고 규정한 노조규약은 노동
조합법의 규정에 어긋날 이유가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노동조합법 제1조
에 규정된 노조의 자주적 단결권 보호의 이념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밝
혔다.
재판부는 또 당시 대의원대회에서 전 위원장 직대 우씨가 거수표결에
의해 불신임된 데 대해 "위원장 직대에 대한 불신임 절차를 위원장에 대
한 통상의 불신임 절차와 동일하게 보기는 어려우며 이 경우 반드시 무기
명 비밀투표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며 유효성을 인정했으나, 거수표결에
의한 새 직대의 선출에 대해서는 "노조규약에 무기명 비밀투표로 임원을
선출하도록 규정돼 있고, 선출과정의 공정성을 위해서도 거수표결에 의한
방법은 절차상 중대한 흠이 있어 무효"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