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용계의 거목인 취봉 김백봉씨(66)가 오직 춤만을 위해 살아온
일생을 춤사위로 엮어 무대에 올린다.

"청명심수(산조)-예와 삶의 교성곡"이라는 제목으로 오는
17~18일(오후7시30분)문예회관대극장에서 열릴 이번공연은 화려했던
춤인생을 되돌아보면서 진정한 예를 위해서라면 생명이 다할때까지
정진할것을 스스로 다짐하는 고백과 각오의 무대.

13세의 어린나이에 당대의 뛰어난 무용가 최승희씨를 만나 춤과 인연을
맺은이래 "춘이 곧 삶"이었던 일생을 통해 쌓은 예도의 정수를 펼쳐보이는
무대인 만큼 김씨는 이번공연에 모든 정성을 쏟아 붓고 있다.

6년간이나 몸을 움직일수 없었던 교통사고후유증,칠십을 눈앞에둔 나이도
잊은채 연습장에 땀을 뿌리고 있는 그는 이번 공연에 자신이 가지고있는
기량들을 모두 담아내 동작하나하나가 그대로 생생한 교본역할을 할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화관무""부채춤"등 규모가 크고 화려한 무대로 각광을 받아오던 기존의
공연과는 달리 이번 발표회는 그의 뒤를 이어 무용의 길을 걷고있는 두딸
안병주.병헌씨와 제자 심희영 이명신 이영희 남혜령씨등 7명이 꾸미는
작은무대.

김씨는 "그동안 큰 공연에만 매달려왔지만 언젠가는 두딸과 아끼는
제자몇명과 함께 마음속에 그리고있던 춤을 마음껏 추고 싶었다"며
이번공연의 의의를 설명했다.

이번공연은 또 자신의 우늘을 있게한 스승 최승희선행에게 바치는
무대이기도하다.

"그분이 쌓은 업적을 무의미하지 않게하고 아직도 춤정신과 예술이 살아
숨쉬고 있음을 널리 알리고 싶은 의도도 함께 담았다"고 덧붙인 김씨는
"하루빨리 통일이 돼 평양무대에 서는게 꿈"이라고 밝혔다.

"명상-삶을 위하여""개안-길위에 서서""법열-기쁨을 새기며""공-하나를
위하여""환생-영원한 비상"등으로 구성된 이번 작품은 전반부가 세속적인
낙천을 표현했다면 후반부는 길을 얻은 수도자의 "열반의 희열"을 나타내고
있다.

느린 진양조로 시작,차차 급하게 몰아가는 중모리 중중모리 자진모리의
산조가락에 그의 예술에대한 집념과 원숙한 춤사위로 실었다.

<글백창현기자> 사진양윤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