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가방식이 아닌 입찰식법원경매제가 11일 서울민사지법에서 처음으로 열
려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이날 입찰장에는 "싼값"에 내집을 마련하려는 주부 회사원등과 부동산중개
업자등 평소 경매때의 3~4배인 7백여명이 발디딜틈없이 참석,법원입찰제에
큰 관심을 보였다.
특히 처음 법원경매에 참가한 주부들은 입찰장 한쪽에 삼삼오오 모여 나름
대로의 입찰전략을 짜는등의 모습을 보였다.
<>.이날 오전10시부터 오후2시반까지 66건의 부동산 물건을 갖고 계속된
입찰에선 낙찰률과 낙찰가가 호가경매때보다 훨씬 높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호가경매 당시 경락률은 전체 물건의 20%를 밑돌았으나 이날은 66건의 물
건중 절반이 넘는 38건(58%)이 주인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낙찰가격도 과거 브로커들의 가격담합등으로 인해 낮게 형성되거나 유
찰된 사례가 비일비재했던 것과 달리 높은 가격에 낙찰되기도 했다.
이날 그동안 호가경매에서 세차례나 유찰됐던 최저경매가 28억원인 지상
4층전시장건물(대지 6백60평 연건평 1천1백평)이 44억원에 한일투자금융에
낙찰됐다.
이와관련,법원의 한 관계자는 "낙찰가가 높아지리라고는 예상했으나 이처
럼 치솟을 줄은 몰랐다"며 입찰제의 위력을 설명했다.
입찰제실시로 나타난 가장 큰 특징은 가정주부 회사원등 집없는 실수요자
의 참가가 눈에 띄게 늘었다는점.
평일인 이날 전체 참가자 7백여명중 절반가량을 주부와 회사원이 차지했다.
신문공고를 보고 나왔다는 변춘우씨(35.주부.서울 강남구 삼성동)는 "싼값
에 내집을 마련할수 있다기에 응찰했다"고 말했다.
또 김동주씨(44.여)는 "20년째 전세살고 있다"며 "아파트 33평에 응찰했다
"고 말했다.
경매에 처음으로 참가한 주부들은 대부분 수차례에 걸쳐 유찰돼 값이 싸진
물건에 집중 투찰하는 모습을 보였다.
구체적인 입찰방법과 투자기법을 모르는 이들은 법원측이 공고한 경매물란
중 가격란에만 집중적으로 신경을 썼다.
이와관련,전문가들은 "경매물건에는 각종 복잡한 권리관계가 형성돼 있는
만큼 수요자들의 정확한 분석이 필수적"이라며 주의를 요망했다.
등기부등본 송달관계서류 권리관계서류등 법원입찰에 필수적인 목록의 공
람이 입찰 한시간전에야 허용돼 사전지식이 없는 일반 수요자들을 답답하
게 만들기도 했다.
처음 법원을 찾았다는 신모씨(53.강남구개포동)는 "서류를 공람키 위해 어
제왔다가 감정평가서 물건명세서등만 비치돼 있어 그냥돌아갔다"며 권리관
계등을 평소에도 열람할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민사지법은 이달중 입찰경매일정은 13,17,19,21,24,26,27일이라고 밝
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