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공장건설이 한창인 경기 소재 시화공단. 주도로를 따라 1km 쯤
가다보면 왼편 담장 너머로 골판지원지및 재생지가 수북이 쌓여있는 공장이
보인다.

대지 1만3천평 연건평 8천4백평규모로 총2백50억원을 투입,지난해 2월
준공한 태림포장 본사및 제3공장이다.

반월 공단내 1,2공장과 별도로 세운 국내 최대규모의 골판지공장이다.
62년 성수동에서 골판지사업을 시작한 정동섭회장(63)은 30년만에 자타가
공인하는 업계정상의 자리에 오를수 있었다.

정회장의 경영스타일은 적기의 과감한투자로 압축된다. 제조에 따른
노하우도 중요하지만 원가절감(재료비가 전체원가의 80%차지)과 품질은
설비에서 좌우된다는 생각에서다. 생산성은 두말할 것도 없다.

장치산업에 가까운 골판지업의 경쟁력은 설비로 판가름난다. 3공장에
60억원을 들여 독일 BHS사등으로부터 초대형 콜게이터(원단 제조기)를
도입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는 분당 2백m 이상의 고속생산이 가능한
자동화 설비다.

5척단구의 깡마른 체구로 굉음을 내는 라인 사이를 오가는 정회장의
눈초리는 사뭇 날카롭다. 미래에 대한 확신이 엿보인다. 투자를 통한
가치창조가 실감나게 느껴지는 현장이다.

우연히 시작한 골돤지사업이지만 이것하나만이라도 일본을 이겨보자는
마음으로 30여년을 달려왔다. 투자의 전단계로 일본선진업체를 몇번
둘러본후 생긴 오기였다.

덕분에 정회장은 제지 원단 상자의 일관생산체제를 구축할수 있었다.

독립법인으로 소유하고 있는 동일제지에서는 골판지원지를 생산하고
태림에서는 원단및 상자를 만든다. 특히 전체매출중 부가가치가 높은
상자판매비중을 55%까지 끌어올려 수익률을 크게 개선했다.

가격경쟁과 품질및 기술고도화를 동시에 추구하겠다는 그의 경영전략이
투자로 이어진 셈이다. 미래수요에 대한 치밀한 예측도 강점중 하나다.

공급과잉이라는 우려도 없지 않지만 5년이내에 연간 1인당 골판지수요량이
현재의 두배수준인 2백 까지 급증할 것으로 그는 확신한다.

전북 장수출신으로 전주고와 경희대를 마친 정회장은 결코 수완이 좋아
사업에 성공한 것은 아니다. 절약과 성실을 바탕으로 투자를 할때면
가시밭길을 걷는 심정으로 결단을 내려야 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