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영화의 걸작으로 알려져온 독일영화 "베를린 천사의 시" (원제 Wings
of desire)가 국내에 개봉된다.

"파리 텍사스"로 84년 칸영화제 그랑프리를 받았던 빔 벤더스의 87년작.

감독이 자신의 제2의 데뷔작으로까지 의미를 부여했던 이영화는 제40회
칸영화제 감독상을 비롯 각종 영화제를 휩쓸었으며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걸작베스트10"에 뽑히기도 했다.

영화는 전쟁으로 폐허가 된 베를린에서 사랑에 빠진 한 천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다.

릴케의 시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이 천사는 인간세상의 일에는 끼여들지
못한채 그저 사람의 주위를 맴돌며 마음의 소리를 들을 뿐이다.

외로운 서커스여인을 만나 사랑에 빠진 천사는 감정과 감각을 가진
인간으로 육화되기 위해 지상으로 내려온다는 줄거리.

감독은 여기에 물질적 정신적으로 상처입은 사람들과 노시인,사랑을
꿈꾸는 선한 인간들의 모습을 엮어 한편의 서정시를 만들어 냈다.

빔 벤더스는 "황폐함과 사랑이 교차하는 베를린은 곧 세상을 의미하며
인간은 사랑이나 창작열같은 욕망을 가짐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초월하게
된다"고 자신의 영화를 설명한다.

전통적인 플롯이 아닌 분절된 영상들을 엮어 하나의 이미지를
구축해나가는 영화의 수법이 다소 난해하고 지루한 느낌마저 주기도 하지만
아름다운 화면과 서정적 메시지가 매력적이다.

우리에겐 "관객모독"으로 잘 알려진 독일현대문학의 기수이자 빔 벤더스의
절친한 친구 피터 한트게가 시나리오작업에 참가했으며 인간이 된
천사장으로는 형사 콜롬보로 유명한 피터 포크가 나오는것도 화제거리다.
(14일 시네하우스 코아아트홀 동숭아트센터에서 개봉)
<이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