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다수의 국민이 현 정부의 개혁추진에 뜨거운
박수를 보내고 있다.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신바람나는 사회건설을 통해
우리경제가 빠른 시일에 활력을 되찾고 선진경제로 진입할 수 있게 되기를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고 있다. 그래서 "신경제"에 대한 관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신경제"란 국민의 참여와 창의를 원동력으로 하는 경제이다. 이것은
과거 우리경제의 성장을 이끌어 왔던 정부의 지시.통제를 대신할 새로운
발전 메커니즘 없이는 지속적인 발전이 불가능하다는 인식에 바탕을 두고
있다. 국민생활과 기업활동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 완화되고 생산에의
기여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 보장될 수 있도록 행정 금융 재정등 경제 각
분야에 있어서의 제도개혁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고 하나씩 이루어지고
있다.

행정개혁은 정부부문의 국민에 대한 서비스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금융개혁은 금융기관의 자율성을 대폭 확대하는 방향으로,재정및
조세개혁은 경기조절기능및 형평기능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

일반 국민의 적극적인 "신경제"건설에의 참여와 창의를 유발하기 위한
이러한 개혁조치의 추진과정에서 한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그 추진방법에서
찾을수 있다. 경제정책의 수립및 결정과정이 공개되고 이해 당사자들의
전면적인 참여가 없이는 진정한 의미에서 국민의 참여와 창의를 기대할 수
없게 된다.

어떤 이유에 의해서든지 경제정책의 결정과정이 비공개로 진행되고 특히
기득권을 갖고 있는 이해당사자들만 참여하는 형식이 되면 그렇게 결정된
경제정책에 대해 수긍할 수 없는 경제주체들의 반발로 인해 정책추진의
효율이 크게 낮아질수 밖에 없게 된다. 정책결정과정을 공개하고
반대의견까지 수렴하는 인내가 결국은 훨씬 더 좋은 성과를 가져다 준다는
발상전환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지난 6공정부 후반기에 소위 "신산업정책"이라고 불리는 애매모호한
정부정책이 민간기업계의 활력을 크게 위축시킨 경험에서 값진 대가를
찾아야 한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도 분명하게 알려지고 있지는 않지만
그 추진과정이 비공개와 정부주도로 점철됨으로써 불필요하게 내용이
과장되게 알려졌고,그에 따라 민간기업들의 투자의사결정에 커다란
부작용으로 작용했음을 결코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최근 일부 산업정책관련 분야에서의 비공개 정책세미나 등을 통한
정책수립과정의 모습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비공개 정책 수립과정은
필연적으로 불필요한 정부개입과 그에 따른 경쟁제한을 가져다 준다.
정부가 개입,산업분야별로 교통정리를 해 줌으로써 산업효율을 높이고
외국기업과의 경쟁에서 유리하도록 해야 된다는 발상은 더 이상 적절하지도
효율적이지도 않다.

정부는 각 산업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기업들이 많이 탄생될수 있도록
시장에서의 경쟁을 진작시켜야 한다. 그래야만 자원활용의 동태적
비효율,무자격 기업의 안주 등과 같은 문제가 제거되어 우리 산업의 효율과
국제경쟁력이 크게 제고될수 있는 것이다. 일본의 전자 자동차
조선산업,미국의 소프트웨어 산업,독일의 화학산업,스위스의 제약산업등은
치열한 국내경쟁을 통해 궁극적으로 세계적인 초일류기업들을 탄생시킨
사례들이다. 이들 경우에 정부의 사전적인 교통정리식 개입은 전혀 찾아
볼 수 없는 것이다.

치열한 경쟁은 경쟁자들에게 서로 남보다 앞서 혁신하고 발전하려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이 과정에서 생산비는 낮아지고 제품은 고급화되는
성과가 나타나게 된다. 치열한 경쟁은 나아가 해외진출의 압력을 서로
주고 받게 한다. 특히 규모의 경제효과가 큰 산업일수록 국내
경쟁기업들은 더 높은 효율과 더 큰 이익을 위해 해외로 진출하도록 서로
자극하게 된다. 치열하게 경쟁하는 기업들은 서로 상이한 경영전략을
구사하면서 차별화된 다양한 상품 생산에 노력하게 된다. 이것이 폭 넓은
제품혁신을 가져오게 하고 나아가 외국기업의 침투를 자연스럽게 막아주게
된다.

경쟁과정에서 야기되는 일부 기업의 낙오는 국민경제에 단기적 비용을
발생시키기는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강력한 생존자,즉 세계 초일류기업을
탄생시켜 준다. 반도체의 경우 막대한 투자와 짧은 기술개발 주기 등으로
리스크가 매우 큰 산업이지만 삼성,금성,현대등 반도체 기업들의 치열한
자율경쟁을 통해 10년이라는 매우 짧은 산업의 역사를 가지고도 오늘날
우리 나라의 대표적인 경쟁우위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다른
산업분야에서도 단기적인 비효율에 대한 우려를 떨쳐 버리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국제비교 우위산업으로 발전할수 있도록 자유로운 경쟁의 도입을
서둘러야할 것이다.

"신경제"가 지향하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국민의 참여와 창의를
끌어내기위해서는 경제활동에 대한 규제완화,경제정의 구현등 가시적인
조치들과 함께 광범위한 민간의견을 수렴할수 있는 정책수립과정의
공개화와 자율경쟁의 적극적인 조장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모든
경제주체들이 정부의 경제정책에 수긍하고 승복하는 선진국형 경제사회의
건설이 가능해지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