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스페인/포르투갈 통화 평가절하 배경/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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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외환시장이 다시 흔들리고 있다.
지난1월이래 산얼음판을 건너듯 불안한 안정세를 지켜오던
유럽환율체계(ERM)가 또 한차례 환율조정을 겪으면서 타격을 받고있다.
유럽공동체(EC)회원국의 재무장관과 중앙은행총재들이 모인
EC금융위원회는 13일 스페인의 페세타화와 포르투갈의 에스쿠도화를 다른
회원국통화에 대해 각각 8%와 6.5%씩 평가절하키로 결정했다.
이로써 유럽통화체제(EMS)는 작년6월2일 덴마크국민들이
유럽통화동맹(EMU)의 근거가 되는 마스트리히트조약의 비준을 거부함으로써
야기된 외환시장혼란이후 4번째 ERM조정을 단행했다. 페세타화는
3번째,에스쿠도화는 2번째 각각 평가절하된 셈이다.
재무장관과 중앙은행총재들은 이번 환율조정이 스페인의 경제회복을
지원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다음달6일로 예정된 총선을
앞두고 곤잘레스총리의 사회당정부가 경기회생책을 펼수있는 여지를 만들어
주려는 것이다.
스페인경제는 작년4.4분기에 마이너스0.2%성장을 기록한이래 지난2월까지
0.7%나 위축된것으로 나타났다. 실업률도 작년말의 20.3%에서 3월말현재
20.9%로 늘어났다. 작년3월의 17.3%에 비하면 스페인경제가 급속하게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스페인은 이번 평가절하로 페세타화에 몰리는 환투기압력을 저지할수 있는
여유가 생김으로써 금융완화정책을 추진할수 있게됐다. 이같은 기대를
반영하듯 스페인중앙은행은 EC통화위의 결정직후 주요기준금리를 11.5%로
1.5%포인트 즉각 인하했다. 금융완화가 가능해짐에 따라 스페인정부는
불어나는 재정적자를 줄이기위한 재정긴축정책을 시행할수 있을것으로
보인다. 재정적자축소는 EMU에 합류하기위한 주요자격기준의 하나다.
그러나 스페인경제는 정부의 재정긴축노력이 강화되지않으면 이번
페세타화의 평가절하로 인플레압력에 직면할것으로 예상된다. 스페인의
인플레율은 지난4월에 연율 4.6%를 기록,3월의 4%에서 수직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포르투갈은 에스쿠도화의 평가절하로 당황하고 있다. 외환시장에서
환투기압력도 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EC는 포르투갈경제가
스페인경제에 깊이 연계돼 있음을 감안,에스쿠도화에 대한 환율을 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스페인경제를 지원한다는 명분에도 불구하고 이번 ERM조정은
마스트리히트조약비준을 위한 덴마크의 2차국민투표(18일)를 불과
5일남겨두고 단행된 것이어서 유럽통합작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
예상된다. EC는 덴마크의 비준을 위해 그동안 덴마크국민들을 자극할수도
있는 미국과의 농산물협상안비준의 중요결정들을 미뤄왔었다.
덴마크국민들이 또다시 마스트리히트조약을 거부할 경우 EMU는 커녕
EMS자체까지도 위태롭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로 이번 환율조정은 독일 프랑스 베넬룩스3국등 EMS내
핵심통화국들이 약세통화권과의 거리를 확대하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이는 곧 작년 가을 외환시장혼란직후 제기됐던 이들 5개국만의
소유럽통화동맹결성의 재시도를 의미한다. 핵심통화권5개국은 12개국
전체가 함께 참여하는 경제 통화동맹이 불가능하면 자기들만으로
유럽통합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비춰 왔다. 마스트리히트조약은
덴마크 영국외에 독일도 상하양원의 비준에도 불구하고 유럽통합반대파들에
의해 헌법재판소에 위헌제소가 돼 있어 전도가 아직 불투명하다.
ERM자체의 불안정한 구조도 문제로 뚜렷이 부각되고 있다. 이미 ERM에서
탈퇴한 영국이 파운드화의 자유로운 평가절하로 EC12개회원국중 유일하게
경기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페세타화의 평가절하로 스페인경제가
활력을 얻는다면 경기침체로 타격받고 있는 다른 회원국들도 ERM탈퇴
유혹을 떨쳐 버릴수 없을 것이다. 자국통화의 평가절하가 경쟁적으로
이뤄질 판이다.
ERM은 자유의사로 가입한 회원국들로 하여금 자국화폐가치를
일정수준(중심환율의 상하2.25%내)에서 유지하도록 함으로써 80년대동안
EC역내인플레진정에 기여,회원국간 경제통합에 기여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90년대들어 대규모 환투기자금의 등장등 외환시장상황의 변화로
ERM은 구조적 모순을 드러내고 있다.
이에따라 EC는 ERM개혁을 적극 검토해 왔으며 오는 22일로 예정된
재무장관회의에서 개편안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영국등 일부 EC국가들은 시장환율변동폭을 넓혀 ERM의 운영에
융통성을 확대할 것을 주장하고 있으나 독일등 핵심국가들은
개편움직임자체를 반대하고 있어 ERM은 또한차례의 홍역을 치를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근기자>
지난1월이래 산얼음판을 건너듯 불안한 안정세를 지켜오던
유럽환율체계(ERM)가 또 한차례 환율조정을 겪으면서 타격을 받고있다.
유럽공동체(EC)회원국의 재무장관과 중앙은행총재들이 모인
EC금융위원회는 13일 스페인의 페세타화와 포르투갈의 에스쿠도화를 다른
회원국통화에 대해 각각 8%와 6.5%씩 평가절하키로 결정했다.
이로써 유럽통화체제(EMS)는 작년6월2일 덴마크국민들이
유럽통화동맹(EMU)의 근거가 되는 마스트리히트조약의 비준을 거부함으로써
야기된 외환시장혼란이후 4번째 ERM조정을 단행했다. 페세타화는
3번째,에스쿠도화는 2번째 각각 평가절하된 셈이다.
재무장관과 중앙은행총재들은 이번 환율조정이 스페인의 경제회복을
지원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다음달6일로 예정된 총선을
앞두고 곤잘레스총리의 사회당정부가 경기회생책을 펼수있는 여지를 만들어
주려는 것이다.
스페인경제는 작년4.4분기에 마이너스0.2%성장을 기록한이래 지난2월까지
0.7%나 위축된것으로 나타났다. 실업률도 작년말의 20.3%에서 3월말현재
20.9%로 늘어났다. 작년3월의 17.3%에 비하면 스페인경제가 급속하게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스페인은 이번 평가절하로 페세타화에 몰리는 환투기압력을 저지할수 있는
여유가 생김으로써 금융완화정책을 추진할수 있게됐다. 이같은 기대를
반영하듯 스페인중앙은행은 EC통화위의 결정직후 주요기준금리를 11.5%로
1.5%포인트 즉각 인하했다. 금융완화가 가능해짐에 따라 스페인정부는
불어나는 재정적자를 줄이기위한 재정긴축정책을 시행할수 있을것으로
보인다. 재정적자축소는 EMU에 합류하기위한 주요자격기준의 하나다.
그러나 스페인경제는 정부의 재정긴축노력이 강화되지않으면 이번
페세타화의 평가절하로 인플레압력에 직면할것으로 예상된다. 스페인의
인플레율은 지난4월에 연율 4.6%를 기록,3월의 4%에서 수직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포르투갈은 에스쿠도화의 평가절하로 당황하고 있다. 외환시장에서
환투기압력도 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EC는 포르투갈경제가
스페인경제에 깊이 연계돼 있음을 감안,에스쿠도화에 대한 환율을 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스페인경제를 지원한다는 명분에도 불구하고 이번 ERM조정은
마스트리히트조약비준을 위한 덴마크의 2차국민투표(18일)를 불과
5일남겨두고 단행된 것이어서 유럽통합작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
예상된다. EC는 덴마크의 비준을 위해 그동안 덴마크국민들을 자극할수도
있는 미국과의 농산물협상안비준의 중요결정들을 미뤄왔었다.
덴마크국민들이 또다시 마스트리히트조약을 거부할 경우 EMU는 커녕
EMS자체까지도 위태롭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로 이번 환율조정은 독일 프랑스 베넬룩스3국등 EMS내
핵심통화국들이 약세통화권과의 거리를 확대하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이는 곧 작년 가을 외환시장혼란직후 제기됐던 이들 5개국만의
소유럽통화동맹결성의 재시도를 의미한다. 핵심통화권5개국은 12개국
전체가 함께 참여하는 경제 통화동맹이 불가능하면 자기들만으로
유럽통합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비춰 왔다. 마스트리히트조약은
덴마크 영국외에 독일도 상하양원의 비준에도 불구하고 유럽통합반대파들에
의해 헌법재판소에 위헌제소가 돼 있어 전도가 아직 불투명하다.
ERM자체의 불안정한 구조도 문제로 뚜렷이 부각되고 있다. 이미 ERM에서
탈퇴한 영국이 파운드화의 자유로운 평가절하로 EC12개회원국중 유일하게
경기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페세타화의 평가절하로 스페인경제가
활력을 얻는다면 경기침체로 타격받고 있는 다른 회원국들도 ERM탈퇴
유혹을 떨쳐 버릴수 없을 것이다. 자국통화의 평가절하가 경쟁적으로
이뤄질 판이다.
ERM은 자유의사로 가입한 회원국들로 하여금 자국화폐가치를
일정수준(중심환율의 상하2.25%내)에서 유지하도록 함으로써 80년대동안
EC역내인플레진정에 기여,회원국간 경제통합에 기여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90년대들어 대규모 환투기자금의 등장등 외환시장상황의 변화로
ERM은 구조적 모순을 드러내고 있다.
이에따라 EC는 ERM개혁을 적극 검토해 왔으며 오는 22일로 예정된
재무장관회의에서 개편안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영국등 일부 EC국가들은 시장환율변동폭을 넓혀 ERM의 운영에
융통성을 확대할 것을 주장하고 있으나 독일등 핵심국가들은
개편움직임자체를 반대하고 있어 ERM은 또한차례의 홍역을 치를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