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의 심기가 최근 며칠간 썩 편치않은것 같다. 슬롯머신사건
동화은행비자금조성사건의 수사가 국민들에게 "은폐기도""축소의혹"등으로
비치고 있어서인듯하다.

21일 오전 청와대기자실에는 김영삼대통령이 취임이래 가장 크게 화를
냈다는 미확인소식이 전해졌다. 화를 낸 배경으로<>언론의 보도방향에
대한 불만<>검찰이 이들사건에대한 수사를 제대로 못한다는 질책성이란
두가지 설이 나돌았다. 출입기자들은 당연히 이날 오후2시로 예정된
대변인의 브리핑을 기다리며 사정정국의 새로운 돌발변수를 예측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2시10분 브리핑을 시작한 대변인은
대통령의심기불편소문을 일단 부인했다. 석간에 보도된 "검찰내부
수사지시""은폐 축소의혹"관련 보도내용도 모두 부인했다. 아울러
"부정부패척결에는 성역이 있을수 없다"라는 대통령의 뜻을 다시한번
강조했다.

이날의 청와대기자실분위기를 소개하는것은 요즘들어 거의 매일 이런
상황이 반복되고 있어서다.

앞서가는듯한 보도내용에 청와대는 공식 부인을 거듭해왔다. 그리고 많은
언론이 새정부의 사정의지를 의심하는듯한 보도를 한 21일 오전에는
청와대측의 인내(?)가 마침내 어떤 형태로든 표출되는것이 아니냐 하는
분위기였던 것이다.

청와대 비서실 여기저기를 다녀보면 최근의 언론보도와 관련,불만이
적지않음을 알수있다. 동화은행비자금사건이나 슬롯머신사건과 관련해서는
더욱 그렇다.

언론이 너무 무책임하고 앞서나간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정부쪽에도 문제가 적지않은 것같다. 언론이
오보를,또 앞서나가는 기사를 쓸수있는 너무 많은 근거를 요즘 검찰이나
여당쪽에서 흘리고있다. 동화은행비자금사건을 흘려준 여당인사나
검찰인사는 분명히 실재한다. 슬롯머신사건과 관련해서도 오해를 살만한
언행을 한 공직자가 틀림없이 있다는 지적이다. 청와대가 애써 진실을
알리고 잘못된 보도내용을 부인해도 기자로서 잘 믿어지지 않는것도 바로
이때문일 것이다.

<김기웅정치부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