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즈부인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마쓰코가 간밤에 자기가 꾼
꿈과 똑같은 꿈을 꾸다니,참으로 이상한 일이었다. 영몽이라도 아주
특별한 영몽이 아니고 무엇인가. 한날밤에 모녀가 똑같은 내용의 꿈을
꾸다니,죽은 사람이 자기의 아내와 딸의 꿈 속에 동시에 나타나 똑같은
말을 하다니 말이다.

"참 이상하네. 무슨 일이지?"
시즈부인이 혼자 중얼거리듯이 말하자,마쓰코는 자기가 얘기한 꿈이
이상하다는 줄 알고, "엄마,정말 이상하지?" 하면서 빤히 어머니를
바라본다.

"나도 그런 꿈을 꾸었단 말이야. 간밤에." "어머,정말이야?" "정말이라구.
네가 꾼 꿈하고 똑같다니까" "아버지가 지사에몬을 데리고 오셔서 나하고
결혼 시키라고 하셨단 말이야?" "응,그러시더라니까. 도대체 무슨
일이지?" "어머나-그럼."
마쓰코는 무슨 말을 하려다가 말고 긴 속눈썹을 깜짝거린다. 그리고
가만히 생각에 잠기는 표정이다.

시즈부인도 잠시 말없이 젓가락질을 하며 무슨 생각을 골똘히 하는
듯하더니 나직한 목소리 입을 연다.

"마쓰코" "응?" "꿈이 너무 이상하잖아. 안그래?" "정말 이상하다구.
엄마와 내가 똑같은 꿈을 꾸다니,보통 일이 아니지 뭐야" "그렇다면 꿈에
너거 아버지가 시킨대로 해야 하지 않을까?" "지사에몬하고 결혼을 한단
말이지?" "물론이지" "." "어때? 네 생각은?"
그러자 마쓰코는 좀 주저하는 듯하더니, "지사에몬이 하려고 그럴까?"
하고 대답한다.

"그럼 너는 할 생각이 있다 그거구나" "꿈이 너무 이상하잖아. 아버지가
시키시는대로 따라야지 뭐" "과부가 돼도 좋아?" "꼭 죽는다는 법도
없잖아" "살아돌아오기를 기대해서는 안돼. 그럴 가망은 전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구. 틀림없이 과부가 된다는 각오를 해야 된다구" "그래도
좋아. 지사에몬이 좋다면 나는 할 거야"
마쓰코의 얼굴이 살짝 붉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