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칼] (145) 제1부 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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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러면."이라는 말은 시즈부인을 두려움에 휩싸이게 했다. 그말은
만약 시킨대로 안할 경우 저주가 뒤따른다는 뜻에 틀림없는 것이다.
그리고 반드시 저주가 두려워서만이 아니라,그녀는 그것이 죽은 남편의
간절한 소망이라는 것을 알았으니,영혼의 그 소망을 들어주는 게 옳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생각한 끝에 지사에몬의 형인 유스케를 불러서
의논을 한 다음 결혼식을 올려주기로 마음먹었다.
이제 내일이 거사일이니,결혼식을 올리고 부부가 되어도 단지 하룻밤을
같이 자고서 영원한 이별을 하게 되는 판이었다. 생각하면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지만,도리가 없었다.
마쓰코를 사쓰마의 번저로 보내어 유스케에게 급히 상의할 일이 있으니
집으로 좀 오라고 연락을 취했다. 그러나 근무 관계로 유스케는 점심
시간에야 찾아왔다. 시즈부인은 그와 내실에 단둘이 마주앉아 꿈 얘기를
자세히 늘어놓은 다음 결혼식을 올려주어야 겠다고,신랑될 사람의 형에게
통고를 하듯이 말했다.
유스케는 너무나 뜻밖이고,또 어이가 없기도 한 일이어서 뭐라고 말을
했으면 좋을지 모르겠는 듯 멀뚱멀뚱 두눈만 끔벅거렸다.
"어떻게 생각해요? 대답을 해봐요"
시즈부인이 묻자,유스케는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글쎄요,내일이
거사일인데,결혼식을 올리다니. 너무 미안한 일이잖아요" 하고 말했다.
"마쓰코하고 나한테 미안하단 말이죠?" "물론이죠. 동생은 내일이면
끝이잖아요. 살아서 돌아오리라고 생각하세요?" "상관 없어요. 나도
살아서 돌아오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그런데 따님을 결혼 시키다니."
"글쎄 상관 없다니까요" "미안해서." "우리가 좋다는데,미안할게 뭐
있어요" "그럼 마쓰코도 결혼을 하겠다는 거예요?" "그렇다구요" "흠-"
놀라운 일이라는 듯이 유스케는 고개를 끄덕이고나서,한결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다면 나로서는 굳이 반대할 이유가 없죠. 동생이 총각으로 죽는
것보다는 장가라도 한번 가보고 죽는 게 나으니까요. 비록 하룻밤의
인연이지만." "됐어요. 그럼 서둘러서 결혼식을 올리도록 하자구요"
"동생도 이미 승낙을 했나요?"
만약 시킨대로 안할 경우 저주가 뒤따른다는 뜻에 틀림없는 것이다.
그리고 반드시 저주가 두려워서만이 아니라,그녀는 그것이 죽은 남편의
간절한 소망이라는 것을 알았으니,영혼의 그 소망을 들어주는 게 옳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생각한 끝에 지사에몬의 형인 유스케를 불러서
의논을 한 다음 결혼식을 올려주기로 마음먹었다.
이제 내일이 거사일이니,결혼식을 올리고 부부가 되어도 단지 하룻밤을
같이 자고서 영원한 이별을 하게 되는 판이었다. 생각하면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지만,도리가 없었다.
마쓰코를 사쓰마의 번저로 보내어 유스케에게 급히 상의할 일이 있으니
집으로 좀 오라고 연락을 취했다. 그러나 근무 관계로 유스케는 점심
시간에야 찾아왔다. 시즈부인은 그와 내실에 단둘이 마주앉아 꿈 얘기를
자세히 늘어놓은 다음 결혼식을 올려주어야 겠다고,신랑될 사람의 형에게
통고를 하듯이 말했다.
유스케는 너무나 뜻밖이고,또 어이가 없기도 한 일이어서 뭐라고 말을
했으면 좋을지 모르겠는 듯 멀뚱멀뚱 두눈만 끔벅거렸다.
"어떻게 생각해요? 대답을 해봐요"
시즈부인이 묻자,유스케는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글쎄요,내일이
거사일인데,결혼식을 올리다니. 너무 미안한 일이잖아요" 하고 말했다.
"마쓰코하고 나한테 미안하단 말이죠?" "물론이죠. 동생은 내일이면
끝이잖아요. 살아서 돌아오리라고 생각하세요?" "상관 없어요. 나도
살아서 돌아오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그런데 따님을 결혼 시키다니."
"글쎄 상관 없다니까요" "미안해서." "우리가 좋다는데,미안할게 뭐
있어요" "그럼 마쓰코도 결혼을 하겠다는 거예요?" "그렇다구요" "흠-"
놀라운 일이라는 듯이 유스케는 고개를 끄덕이고나서,한결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다면 나로서는 굳이 반대할 이유가 없죠. 동생이 총각으로 죽는
것보다는 장가라도 한번 가보고 죽는 게 나으니까요. 비록 하룻밤의
인연이지만." "됐어요. 그럼 서둘러서 결혼식을 올리도록 하자구요"
"동생도 이미 승낙을 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