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CIS국가들 사이에는 기왕에 독립국이 된만큼 과거에 미련을 갖지말고
각국이 독자적인 경제개혁에 전념하자는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어 현재
진행중인 경제동맹체전환은 상당한 시련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경제공동체 창설문제의 경우 지난1월 CIS정상회담당시 처음 제기된
경제공동체개념은 지난달14일의 회담에서는 앞으로의 추진 프로그램을
작성할만큼 진전됐다. 지난1일엔 CIS대외경제부장관들 모임이 열려 내년초
CIS자유경제지대를 창설키로하고 이를위해 오는 9월10일까지 다자간 협정을
체결키로 합의했다.

오는 16일에는 다시 CIS정상회담이 열려 경제동맹체의 기초가될 10여종의
합의서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번 정상회담이 경제동맹체태동의 가장큰
분수령으로 꼽히고 있다.

경제동맹체는 주로 관세동맹,역내 중앙은행 창설,가격정책공조,통화통합
등을 포함하고 있어 당초의 발상대로 추진만된다면 준EC형의 단일시장
으로 접근하게 된다.
그러나 이같은 동맹체개념이 계획대로 추진되리라고 믿는 이는 별로없다.
당초 경제동맹체개념이 CIS체제의 "사실상 실패"에 대한 대안으로
제기되었지만 CIS를 실패시킨 요소들이 여전히 경제동맹체의 장래도 어둡게
하고있다.

이에따라 "아예 되지도 않을 정치 경제적 동맹은 그만두고 각국이
독자적인 개혁부터 박차를 가하자"는 흐름도 강화되고있다.

지난달 10일 중앙아의 키르기스공이 독자통화인 "솜"을 발행하기 시작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키르기스공의 독자화폐발행은 이미 지난 1월부터
예고되었던 것이긴 하지만 인근 우즈베크공및 카자흐공엔 말그대로 일종의
쇼크로 받아들여졌다.

13일엔 우즈베크공이 키르기스에 공급해오던 가스수출의 전면중단을 비롯
철도 도로 전화망까지 폐쇄하는 조치를 단행해 경제전쟁의 위기까지
높였다. 카자흐역시 곡물수출을 중단하는 경제보복을 단행해 이지역의
경제적 긴장은 최고조에 달해있다.

키르기스의 통화독립에 연일 "보복하겠다"는것이 우즈베크의 엄포지만
장기적으로 독자통화를 갖겠다는데 있어서는 다를바 없다.

키르기스의 독자통화발행에는 IMF및 세계은행의 조언과 요구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IMF는 키르기스에 대해 5억달러의 적지않은 돈을 약속하며
통화독립을 조건으로 내세웠고 우크라이나등 여타 CIS가맹국들도 비슷한
유혹을 받고있다.

적어도 통화에 있어서만큼은 각자 제갈길로 간다는 것이 기본흐름이라는
것을 염두에 둔다면 CIS경제공동체의 장래가 제한적인 것일수 밖에 없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지않다.

역시 경제동맹 구상에 적극적인 곳은 러시아다. 러시아는 대외무역이
기대대로 진척을 보이지않는데다 CIS무역체제의 붕괴로 국내산업이
큰타격을 받고있다. CIS정치체제를 경제체제로 전환하기위해 러시아는
러시아의 가스수출 재개,공산품 수입관세 철폐등 각종 감미제를 들고 여타
공화국들을 유인하고있다.

CIS경제동맹 협약에 다들 가서명을 하기는 했지만 동맹자체에 뜻이
있어서라기보다는 완전한 경제자립이 이루어질때까지 시간을 벌어보자는
숨은 뜻도 큰 것같다.

CIS체제가 궁극적으로 해체될것이냐,아니면 경제동맹체 형태로
느슨하게나마 존속시키느냐를 둘러싸고 러시아등 가맹공화국들의 이해득실
계산이 숨가쁘게 벌어지고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