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16메가D램 공장준공은 최첨단 기술분야에서 일본을 앞지를
수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64K에서 시작,4메가D램에 이르기까지 계속 일본의 뒤만 쫓아온
국내반도체산업이 이제 16메가D램에서 부터는 세계시장을 리드해나갈수
있게된 것이다.

특히 이번에 준공된 공장은 세계 최초로 8인치웨이퍼를 사용,기술적
측면에서 일본기업에 비해 "우위"를 갖고있다.

NEC 도시바 히타치 후지쓰 미쓰비시등 일본 주요 반도체업체들도
8인치웨이퍼설비는 상당 수준 구축해 놓았으나 4메가 시장에 지나치게
집착,16메가D램을 시험제작하는데 그치는등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여
삼성전자에 기선을 제압당한것으로 알려졌다.

8인치웨이퍼는 가공 설비를 갖추는데 엄청난 설비투자비가 들뿐 아니라
0.5미크론(머리카락의 2백분의1정도)이하의 초미세 가공기술이 필요하지만
일단 설비만 갖추면 6인치웨이퍼보다 생산비를 20%이상 절감할수 있다.
게다가 8인치웨이퍼는 16메가는 물론 64메가및 2백56메가D램 제품을
생산하는데도 사용이 가능하다. 따라서 삼성전자는 차세대 메모리칩
분야에서도 일단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된 셈이다.

생산 설비를 풀가동하면 8인치웨이퍼를 월 2만장 (수율이 1백%일 경우
16메가 3백만개)만들수있는 삼성전자는 세계수요를 감안,연말까지
16메가D램을 월 70만개 생산,세계생산의 29%를 차지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외에도 현대전자와 금성일렉트론이 8인치 웨이퍼를 사용한
16메가D램 생산을 서두르고있어 내년부터는 4메가D램과 함께 16메가D램
양산이 본격화된다.

현대전자는 8인치 웨이퍼를 월3천장(16메가D램 30만개정도) 생산할수 있는
공장건설을 끝내고 오는 8월중순부터 양산을 시작한다. 현대전자는 또
금년 10월까지 생산능력을 월 1만장수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이를위해 지난 6개월간 3천2백억원을 투자했으며 지난1일부터 시험생산을
시작했다.

금성일렉트론은 지난해말 16메가D램전용 공장인 청주제2공장의 외부
공사을 끝냈다. 금년중 2천5백억원을 투자,웨이퍼 1만장을 가공할수 있는
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다. 하반기부터 시험생산을시작,늦어도 내년초에는
양산 가세할 방침이다.

일본의 5개 반도체업체도 올들어 16메가D램 양산을 서두르고 있으나
국내반도체3사의 D램양산이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생산량에서도 일본에 결코
뒤지지 않을 것이라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16메가 D램은 손톱크기의 칩속에 신문 1백28페이지 분량의 정보를
기록할수 있는 고집적 메모리제품. 현재 성수기를 맞고 있는 4메가
D램보다 4배의 집적능력이 있다.

금년부터 수요가 형성,96년에 가서야 성수기에 접어들것으로 전망되는
16메가 D램 분야에 국내업체들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조기 양산"을
서두르는 이유는 반도체 수명이 그만큼 짧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수요가
형성되기 시작한 4메가D램이 내년을 정점으로 그자리를 16메가D램에 내줄
것으로 예상되는등 평균 수명이 3~4년 정도에 불과하다.

1kg당 부가가치가 고급승용차는 22달러,점보제트기는 7백70달러인데 반해
16메가D램은 4만9천달러에 이르는 사실이 말해주듯 제때 생산만 하면 짧은
시간내에 투자비를 건질수 있다. 반면 타이밍을 놓칠 경우 빚더미에
올라서게 되는,한마디로 "2등은 도태"되고마는 분야이다.

이는 70년대 세계 반도체시장을 지배했던 미국의 페어차일드 내셔널
세미컨덕트사등이 80년대들어 일본업체에 눌려 메모리 사업을 포기한
사실만 봐도 알수있다.

첨단 전자제품의 개발속도가 빨라지면서 16메가D램수요가 예상보다 크게
늘고있는것도 국내업체들이 조기 양산을 서두르게된 또다른 이유이다.
올들어 그래픽기능을 가진 PC수요가 급증하고 있는데다 워크스테이션등
고집적반도체를 필요로 하는 고부가 제품이 속속 등장,16메가 시대를
앞당기고있다. 이에따라 4메가 D램의 수출가격이 평균 11~12달러인데 반해
16메가D램은 8배정도인 90달러를 호가하고 있는데도 공급부족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말까지는 D램시장이 호황을 보일것으로 전망 하면서도
국내반도체3사가 지나치게 D램 산업에만 치중하는데 우려를 표명하고있다.

D램가격은 수요에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한번 하락하면 "폭락"양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16메가 D램의 경우도 현재 개당 90달러를 호가하나 내년부터 공급물량이
급증하면 그 값은 급격히 하락하게된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관계자는 따라서 반도체3사간 지나친 양산 경쟁보다는 세계수요에
따라 수급을 조절하는 협조관계를 구축해야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동시에
ASIC(주문형반도체)등 부가가치가 높으면서도 선진국의 수입규제를 피할수
있는 비메모리분야도 균형있게 발전시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하고있다.

<김영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