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은 3일 취임100일 기념회견에서 5.16을 명백히 쿠데타로
규정함으로서 5.16후 현직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당시의 군사거사에 대한
새로운 시각의 역사적 평가를 내렸다. 김대통령은 특히 이 쿠데타가
우리역사를 후퇴시킨 "큰 시작"이라고 단정하고 다만 당시의 관련자들에
대해서는 정치보복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바있고 또한 국민의 동의를
받았기 때문에 역사의 심판에 맡기는게 옳다고 했다.

김대통령의 이같은 해석은 경제개발보다 민주발전이라는 흐름에서 볼때
올바른 것이다. 그리고 당시 관련자들에 대한 처분을 역사의 심판에
맡기겠다고 한점도 그것이 국민에 대한 약속이었던 만큼 무리가 없다고
본다. 그러나 5.16이 역사를 후퇴시킨 큰 시작이라는 규정이 나왔다면
5.16의 핵심인물들이 지금도 역사를 이끄는 요직에 있다고하는 사실은
그것이 갈등적 요소라고 할수밖에 없다. 야당에서 이미 이를 쟁점화하여
관련자들의 사퇴를 요구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이해된다.

5.16에 대해선 3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평가가 엇갈려 왔다. 특히
경제개발 측면에서는 긍정론도 적지않다. 여기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를
내리기에는 더많은 세월이 필요할지 모른다. 한마디로 정치적 시각에서는
군사쿠데타의 정당화와 민주발전에 대한 장애원인제공자로서의 부정론이
우세한 것이 일반적인 국민정서다.

쿠데타는 분명 민주주의의 역행이다. 김대통령의 역사의 후퇴라는
5.16평가도 그런 강조인듯 싶다. 알려지기로 5.16주도세력은 원래
자유당의 3.15부정선거정권을 타도하는 것을 쿠데타의 목표로 삼았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 목표는 4.19혁명으로 이미 이룩되었는데도 4.19이후의
일시적 혼란과 민생고를 내세워 그네들은 거사를 강행했다. 이렇게보면
비합법적인 권력쟁탈이 5.16의 목적이었다고 하는데 무리가 없다.
민주주의를 좌절시킨 역사의 비극이었다.

한편 경제적 결과론에서 보면 5.16정권이후 경제근대화가 이룩된것은
사실이다. 강력한 독재권력은 국가자원을 효율적으로 경제개발에 동원한
것이다. 그래서 한국이라는 쇠락한 국가가 세계적으로 부상했다. 다만
5.16이 없었어도 그것이 가능했다는 주장과 반론이 있을 뿐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가정이 있을뿐 검증은 어렵다. 그야말로 그것은 역사의 심판에
맡겨질수밖에 없다.

현실적문제는 집권당인 민자당내에 최고지도자는 5.16을 역사적후퇴로
보는 반면 "국가를 일으켜세운 기승전결의 관점에서 5.16은 기이고 5,6공은
승이며 현정권은 전이다"라고 보는 시각이 오월동주할수 있느냐 하는 점에
있다. 지상과제인 경제회생과 신한국건설이라는 중대한 과업을 떠안은
집권당에서 이런 혼거는 정체성의 혼란일수 있으며 목표로의 지향에 결정적
장애요인이 될수있지 않은가. 이럴때 당사자의 지각이 무엇보다
긴요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