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1만원권 지하잠행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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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나라의 땅속에 엄청난 "지하자원"이 숨겨져 있다는 주장이
기업인들사이에 새 유행어로 펴져나가고 있다.
석탄이나 철광석 또는 석유나 천연가스가 폭발했다는 이야기는 물론
아니다. 땅속에 거액의 현찰이 묻혀지고 있다는 사실을 빗대어하는
말이다.
대기업의 "비자금"만이 아니다. 수억,수십억원을 자유자재로 움직여온
"큰손"들이 뭉치돈들을 땅속에 숨기고 있다는 이야기다.
1만원권의 지하잠행설은 꽤 설득력을 갖고있다. 4월말현재 1만원권으로
한은에서 발권된 통화발행잔액은 8조7억여원인데 이중에서 일반
가계(개인포함)와 대소기업이 운용자금으로 보유하는 현금 자금 3조원을뺀
4조~5조원이 행방불명이라는 주장이다. 금년초부터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한 개인용금고의 품귀현상을 생각하면 쉽게 수긍될수 있는 현상이다.
신정부에 의한 사정바람이 일기 시작하면서 철석같이 믿었던
은행계좌비밀이 여지없이 깨어지고 지난 대선이래 비밀보장을 생명으로
하는 은행의 세이프티 박스가 TV 카메라에 의해 손바닥 들여다보듯이
낱낱이 공개되어 왔다. 프라이버시의 가장 깊숙한 곳을 찾아드는 돈의
속성상 개인비밀이 낱낱이 남의 눈앞에 드러나자 "구리지 않은 돈"까지도
지하로 숨기 시작한 모양이다.
예나 지금이나 돈은 보다 안전하고 더 많은 가치를 알아주는 곳으로
흐르게 마련이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그레샴의 법칙도 화폐의
잘못된 흐름을 막아야 한다는 왕실의 재정전문가 훈언에 뿌리를 두고 있다.
영국의 재정전문가 토마스 그레샴이 엘리자베스 여왕의 재정고문으로
활약할 당시 유럽국가들은 어느나라에서나 금 또는 은으로 화폐를
주조했다. 따라서 화폐의 가치는 화폐의 소재로 쓰여진 금은의 중량에
의해 결정되었었다. 여왕은 어려운 재정형편을 타개하기 위해 주화를
개조,금과 은의 중량을 줄여서 이른바 불량화폐를 대량 발행하려 했다.
이에 그레샴은 "악화가 양화를 좇아낸" 과거를 들어 여왕의 신재정정책에
반론을 제기했다. 그의 눈에는 불량화폐가 판을 치면 제값을 지니고 있는
양화들은 땅속에 묻히거나 외국으로 유출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1만원권의 고액지폐가 비밀보장을 찾아 땅속으로 파고 드는 우리의 새
풍속도를 무슨 법칙으로 명명해야 할까. 멀지않아 곰팡이 냄새를 흠씬
풍기는 돈구경도 하게 될 모양이다.
기업인들사이에 새 유행어로 펴져나가고 있다.
석탄이나 철광석 또는 석유나 천연가스가 폭발했다는 이야기는 물론
아니다. 땅속에 거액의 현찰이 묻혀지고 있다는 사실을 빗대어하는
말이다.
대기업의 "비자금"만이 아니다. 수억,수십억원을 자유자재로 움직여온
"큰손"들이 뭉치돈들을 땅속에 숨기고 있다는 이야기다.
1만원권의 지하잠행설은 꽤 설득력을 갖고있다. 4월말현재 1만원권으로
한은에서 발권된 통화발행잔액은 8조7억여원인데 이중에서 일반
가계(개인포함)와 대소기업이 운용자금으로 보유하는 현금 자금 3조원을뺀
4조~5조원이 행방불명이라는 주장이다. 금년초부터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한 개인용금고의 품귀현상을 생각하면 쉽게 수긍될수 있는 현상이다.
신정부에 의한 사정바람이 일기 시작하면서 철석같이 믿었던
은행계좌비밀이 여지없이 깨어지고 지난 대선이래 비밀보장을 생명으로
하는 은행의 세이프티 박스가 TV 카메라에 의해 손바닥 들여다보듯이
낱낱이 공개되어 왔다. 프라이버시의 가장 깊숙한 곳을 찾아드는 돈의
속성상 개인비밀이 낱낱이 남의 눈앞에 드러나자 "구리지 않은 돈"까지도
지하로 숨기 시작한 모양이다.
예나 지금이나 돈은 보다 안전하고 더 많은 가치를 알아주는 곳으로
흐르게 마련이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그레샴의 법칙도 화폐의
잘못된 흐름을 막아야 한다는 왕실의 재정전문가 훈언에 뿌리를 두고 있다.
영국의 재정전문가 토마스 그레샴이 엘리자베스 여왕의 재정고문으로
활약할 당시 유럽국가들은 어느나라에서나 금 또는 은으로 화폐를
주조했다. 따라서 화폐의 가치는 화폐의 소재로 쓰여진 금은의 중량에
의해 결정되었었다. 여왕은 어려운 재정형편을 타개하기 위해 주화를
개조,금과 은의 중량을 줄여서 이른바 불량화폐를 대량 발행하려 했다.
이에 그레샴은 "악화가 양화를 좇아낸" 과거를 들어 여왕의 신재정정책에
반론을 제기했다. 그의 눈에는 불량화폐가 판을 치면 제값을 지니고 있는
양화들은 땅속에 묻히거나 외국으로 유출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1만원권의 고액지폐가 비밀보장을 찾아 땅속으로 파고 드는 우리의 새
풍속도를 무슨 법칙으로 명명해야 할까. 멀지않아 곰팡이 냄새를 흠씬
풍기는 돈구경도 하게 될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