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려진 9백50만달러의 배인 1천9백만달러(1백50억원상당)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16일 은행감독원과 제일은행에 따르면 이 은행 뉴욕지점의
안재현지점장(지난 5월 본부대기발령)이 본점승인도 받지않고 장부에도
기록하지않은채 작년 3월과 올초 두차례에 걸쳐 교포업체인 올
아메리카(대표 이운석)에 1천9백만달러정도를 불법으로 지급보증서를
끊어준 금융사고가 발생,제일은행이 특별조사에 나섰다.
올 아메리카는 이 지급보증서로 웨스트뱅크와 ABN암로은행에서 각각
대출을 받았으나 웨스트뱅크대출분 9백50만달러가 만기가 돌아왔는데도
갚지못해 웨스트뱅크에서 제일은행뉴욕지점에 대지급을 요청,사건이
드러났다. ABN암로은행대출은 만기가 97년이어서 사건화되지 않고있으나
웨스트뱅크건이 터진만큼 제일은행은 이부분도 정상계리해야만 한다.
제일은행은 사고를 발견하자 즉각 지점장을 바꾸고 올 아메리카가 갖고있는
부동산을 중심으로 채권확보에 나섰으나 채권회수가 제대로 될지는
미지수이다.
올 아메리카는 자산 3천5백만달러,연간 매출액 8천5백만달러인 수산물및
곡물수입중개업체로 미국에서 10년정도영업을 해온 비교적 괜찮은
기업이라고 제일은행측은 밝혔다. 이회사는 로스앤젤레스 산타모니카에
있는 선셋코스트플라자에 건축자금으로 4천만달러를 투입,최근들어
자금사정이 어려워진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은행해외지점에서 이같은 사고가 발생한 것은 처음으로 은행감독원은
이번사고가 지점장이 은행규정을 무시하고 임의로 여신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작년말에 터진 상업은행 명동지점사고와 유사하다고 보고있다.
이번사고로 제일은행뉴욕지점지급보증서를 담보로 대출해준 미국은행들과
제일은행과의 분쟁이 관심사로 떠오르고있다. 불법지급보증한
웨스트뱅크분 9백50만달러중 1백50만달러는 올 아메리카에서 갚았으나
8백만달러는 갚지못해 우선 이자금에 대한 채권회수가 문제다.
이철수제일은행장은 "현재로선 담보가 부족하지만 올 아메리카가
산타모니카에 갖고있는 부동산을 담보로 설정하면 손실은 안날수도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올 아메리카가 현재 정상적인 영업을 하고있고 이사장이
적극적인 변제의사를 밝히고 있어 원만하게 수습할수 있다고 밝혔다.
나머지 9백50만달러정도는 ABN암로은행대출로 이는 아직 만기가 남아있어
표면화되지않고 있다. 제일은행측에서도 이부분은 공개를 하지않으려
하고있다. 올 아메리카는 이자금으로 웨스트뱅크분 대출중 일부를 갚고
나머지는 운영자금으로 쓴 것으로 감독당국은 보고있다. 이것까지 합해
제일은행이 채권을 모두 회수할지는 현재로선 알수 없다. 금융계는
제일은행측이 장담하는 대로 채권회수가 안돼 상당한 손실을 볼 가능성도
있다고 추측하고있다.
은행의 손실문제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것으로 제일은행과
미국은행들과의 분쟁도 예상되고 있다.
어쨌든 이번사고는 은행들이 규정과 원칙을 무시한 변칙을 여전히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드러냈고 작년에 시중은행중 수익을 가장 많이 내면서
비교적 좋은 이미지를 쌓았다는 평을 들어온 제일은행의 공신력에 흠집을
낸 것만은 분명하다. 금융계는 미국현지에서 국내지점들에 대한 신인도가
추락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고광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