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에게 주식시장 전망에 대해 물었다.

"외국시장은 알겠는데 한국시장은 감(감)조차 잡을수 없다"하느님의
답변이다.

기관투자가들이 주식시장 전망이나 운용이 암담할때 흔히 주고받는
이야기이다.

또 정부의 지나친 증시 개입강요를 대놓고 항의할수 없는 기관투자가들이
자조적으로 종종 들먹거리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최근들어 기관투자가들의 태도는 크게 변화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8.24조치에 따라 억지로 사들여서 평균매입단가가 낮아진
주식의 주가가 상승,최근 수지타산이 맞는 종목들이 크게 늘고있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향후 주가전망에도 자신감을 보이면서 대부분 장세개입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하고 있다.

대부분의 기관투자가들은 하반기에 종합주가지수 최고치가 850선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900선 돌파를 예상하는 기관투자가도 있어 이들의 장세 전망은 핑크빛으로
물들어 있다.

기관투자가들은 또 하반기 주도업종으로 경기회복 가시화를 밑바탕으로
수출관련주인 대형제조주를 우선적으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

증시 활황과 더불어 실적 대폭 호전이 기대되는 증권주 역시 주가상승의
견인차 역할을할 것이라고 거침없이 말하고 있다.

단지 대중주인 은행주의 부상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기관이 적은점이
다소 이색적이다.

주가가 많이 오른 종목은 과감히 매도에 나서 매매차익 극대화에 주력할
것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최근 우리증시의 큰 변화의 하나는 "증시의 기관화"현상을 들수있다.

지난92년말 현재 증권 투신 은행 보험 연.기금등 기관투자가들의 주식보유
비중은 국민주를 제외한 전체 상장주식의 36.5%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89년 기관보유비중이 22.2%에 불과했던데 비하면 절반이상
높아진 셈이다.

증시의 기관화현상은 안전판확대라는 기능면에서 좋게 평가되나 주가
지배력이 커졌다는 사실은 일반투자자들이 경계해야 할 점이다.

기관 매수종목의 섣부른 추격매수는 화를 자초할 수 있다는 얘기이다.

기관장세 실적장세 금융장세등으로 압축 표현될 것으로 예상되는 93년도
하반기 주식시장에서 기관투자가들의 운용전략을 살펴본다.

자기자본에 비해 과다한 주식을 상품으로 보유하고있는 증권사는 정부의
별다른 조치가 없는한 보유규모를 최소한 그대로 유지하거나 조금더 늘릴
계획을 갖고있다.

그만큼 장세 전망을 밝게 보고있기 때문이다.

지난 5월말 현재 32개증권사의 상품주식 보유 규모는 자기자본의
66%가량으로 법허용기준보다 6%포인트이상 많다.

전체 평균 평가손은 12.3%로 아직 큰 재미는 보지못하고있는 실정이다.

그래도 증권사들은 기관투자가들 중에서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왔다.

물론 약정경쟁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교체매매를 통해 상품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했다.

증권회사는 지난 5개월동안 5조9천4백87억원어치를 매도하고
6조1천3백19억원어치를 매수,1천8백62억원의 "사자"우위를 나타냈다.

매수 매도를 합한 전체 장세개입강도는 기관투자가 전체 매매량의 47.5%에
달하는 비중을 차지했다.

이들은 하반기에 실적장세의 전개를 예상,대량거래를 수반하는 중저가주와
구조적인 영업환경 변화의 수혜폭이 큰 한계기업군에 눈독을 들이고있다.

구체적으로는 자동차 철강 반도체등 대형제조주와 화학주를 꼽고있다.

반면 유화 섬유등 내수관련주와 금리인하로 상대적으로 불리한 은행
단자의 보유비중은 낮추려는 계획을 갖고있다.

12.12조치 후유증으로 거덜난 3대투신사는 보유주식 매각을 통한 조속한
경영정상화와 주식형펀드 수익률 제고라는 이율배반적인 상황에 놓여있다.

이를 잘 나타내주는 것이 이들의 지난 5개월동안의 주식매매양상이다.

투신사들은 이기간동안 3조7천8백93억원어치를 사고
3조7천3백62억원어치를 팔아 단자와 더불어 매도우위를 나타냈다.

주가 상승과 함께 고유재산의 매각이 불가피했으며 주식형펀드의
중도환매및 현금상환이 이들을 "팔자"우위 상황으로 몰아갔다.

하반기들어 이들이 매수우위로 돌아설수 있는 계기는 무엇보다도 주식형
수탁고의 증가가 선행되어야 할 것 같다.

9월부터 12월말까지 신탁기간이 종료되는 보장형펀드가 이들의 운신폭을
대폭 좁혀놓을 것으로 보인다.

투신사들은 경기활성화와 엔고수혜및 중국특수에 따른 실적 호전이
예상되는 기계 전자 자동차 철강등 대형제조주의 부상을 점치고 있다.

또 증시 활황과 더불어 대폭적인 수지개선이 기대되는 증권주,주가상승
와중에서 상승폭이 작아 절대저가주로 전락한 은행주의 순환매수세 유입도
기대하고 있다.

다른 기관들과 마찬가지로 장세 전망을 밝게 보는 은행은 주식시장에
미련이 많으나 지준때문에 투자규모를 크게 늘리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하반기 이들의 장세개입은 다소 소극적인 양상을 띨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지난 5개월동안 1조2천5백96억원어치를 매도하고
1조5천6백39억원어치를 매수하여 3천43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같은 순매수규모는 기관투자가중 가장 많은 금액이다.

하반기 예상 주도업종으로는 역시 대형제조주를 꼽고있다.

위험부담이 적은데다 대형제조주 주가의 하방경직성을 실적호전 예상외의
재료로 보고있다.

채권금리 하락으로 주식시장에 큰 기대를 걸고있는 이들은 "사기 쉬울때
사고 팔기쉬울때 판다"는 전술아래 대형제조주에 집중 투자하는 매매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대체로 종합주가지수 최고치가 850선에 무난히 이를 것으로 보고 있으나
오랫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하지 않을 것으로 보는 점이 다소 특이하다.
예상주도주는 역시 대형제조주를 들고있다.

주가가 낮은 은행주가 수익률 게임에서 단연 우세할 것으로 보고있으나
심리적으로 섣불리 손대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