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우다에는 프라우다가 없다"는 풍자가 있다. 프라우다라는
말은 러시아말로 "진실"이라는 뜻이다. 프라우다신문에는 공산당의 선전만
있지 사실보도가 없다는것을 절묘하게 풍자한 셈이다.

물론 공산주의의 종언과 더불어 프라우다의 시대는 갔다. 여전히 동일한
제호로 발행은 되고있지만 옛날의 권위는 이미 없고 발행부수도
뚝떨어졌다.

시장경제의 시대를 맞아 소위 정치신문의 시대는 가고 경제신문의 시대가
오고있는것이 러시아 신문업계의 한단면이라면 단면이다.

다수의 경제신문이 지난 90년이후 발행러시를 이루고있다. 그중
메르상트지를 빼놓을수없다. 90년1월부터 발행돼 겨우 2년여를
지났을뿐이지만 이미 20만부의 부수를 자랑하고 우후죽순처럼 문을 연
신문들중 경영이 단연 톱랭킹이다. 매일 16면에 걸쳐 러시아경제의
세계경제를 보도하는 이신문은 당초 허름한 아파트 지하실에서 10여명의
기자만으로 출발했으나 이제는 4층 단독빌딩에 2백명의 기자가 뛰고있다.

혁명전 같은 제호의 신문이 있었다가 폐간당하고 74년만에 야코블레프라는
언론인에 의해 이름이 되살아났다. 신문사 수입의 54%정도를 광고료로
충당하고 있어서 경영만큼은 벌써 서구형으로 전환되어있다.

이밖에 경제와 생활지,비즈네니스월드지,경제뉴스지등이 속속 창간되어
경쟁에 뛰어들었다. 최근엔 전통의 이즈베스티야도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와 손잡고 부록판으로 경제면을 신설했다. 이즈베스티야의
경제면은 종이색깔까지 파이낸셜타임스와 같은 핑크빛으로 맞추어 독자의
시선을 끌고있다.

페이지당 1만달러의 광고료는 우리에 비추어도 놀랄만한 금액이지만
새롭게 떠오르는 소비자들을 노린 광고의 경쟁 또한 치열하다. 올연말이면
신문업계의 정상에 선다는 코메르상트지의 선언도 결코 과장되어 보이지
않는다.

러시아 경제신문들의 성공은 물론 정치에 대한 염증도 한 원인이
되고있겠지만 그만큼 러시아 독자들의 경제마인드가 살아나고 있기
때문임을 부정할수 없다.

경제신문을 읽는 국민이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러시아의
시장경제착근을 축하할만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