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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국의칼] (177) 제1부 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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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쯤되면 이제 두 사람의 험악한 대결이라고 할수 있었다. 사이고는
    아랫배에 지그시 힘을 주며 말없이 사가라를 바라보기만 했다.
    시마나가시가 되어 온 처지이니 도리가 없었다.

    사가라는 분을 못참겠는듯 더욱 소리를 높여 뇌까려댔다.

    "도대체 당신이 뭔데 내 일에 간섭을 하는 거야? 응? 이섬은 내가 알아서
    다스려 나간다구. 알겠어? 그따위 돼먹지 않은 태도로 나를 업신여긴다면
    나도 가만히 있지 않겠어. 당신 신상에 좋지 않을테니 각오를 하라구"
    말투도 이제 반말이었다. 사이고는 더 참고 듣고 있을 수만은 없어 입을
    열었다. 그러나 같이 흥분을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애써 목소리를
    가라앉혀 말했다.

    "나는 당신을 업신여겨 그런 말을 한게 아니오. 우리 사쓰마의 명예를
    위해서 올바르게 섬사람들을 다스려 나가도록 충고를 한 것뿐이오"
    "뭐,충고? 시마나가시가 되어 온 자가 감히 누구한테 충고란 말이야. 응?
    " "말투가 좀 지나치지 않소? "
    사이고는 황소눈깔 같은 두 눈을 부릅뜨고 사가라를
    노려보더니,안되겠다는 듯이 자기도 서슴없이 반말을 뇌까렸다.

    "사가라가쿠베에,내 말을 잘 들어봐. 내가 비록 기쿠치 겐고라는 이름으로
    이섬에 시마나가시가 되어 오긴 했지만,그건 우리 다이묘께서 나를 잠시
    숨겨두기 위한 처사라는 것을 알아야 돼. 알겠어? " "뭐라구? 숨겨두어? "
    "그래,막부의 눈을 피해서 이섬에 잠시 가있으라고 하시면서 기회를 보아
    곧 다시 부를테니 아무 걱정 말고 가서 푹 쉬도록 하라는 위로의 말씀까지
    계셨단 말이야" ". " "이 옷을 보라구. 이게 바로 다이묘께서 위로의
    뜻으로 주신 옷이라구"
    시마즈가의 문장이 선명히 그려져 있는 하오리를 사이고는 입고 갔던
    것이다. 그것은 지금의 다이묘가 준게 아니라,죽은 시마즈아키라 다이묘가
    준 것이었으나,사이고는 서슴없이 입에서 나오는대로 지껄였다.

    물론 다이묘가 잠시 이섬에 가있으라면서 위로의 말까지 했다는 것도 다
    허풍이었다. 중앙정계에까지 나가 헤엄치고 다닌 정객다운 얼렁뚱땅인
    것이었다.

    사가라는 기가 꺾이고 말았다. 약간 두려움까지 깃든 듯한 눈으로
    사이고를 망연히 바라볼 뿐이었다.

    "자,그럼 나는 가네. 알아서 하게나. 헛헛허."
    사이고는 껄껄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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