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곡사업과 관련, 감사원이 추진중인 노태우 전 대통령의 조사문제가 청와
대의 반대로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다.
6일 청와대와 감사원 관계자에 따르면 감사원은 노 전대통령이 한국전투기
사업의 기종을 F-18에서 F-16으로 변경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보고 노 전대
통령을 조사하겠다는 방침을 확고히하고 있으나 청와대는 대통령의 통치행
위는 조사대상이 아니며, 이를 조사할 경우 정치보복 인상을 준다는 이유로
이에 반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최근 노태우 전 대통령이 주력 전투기 기종을 F-18에서 F-16으로
바꾸도록 직접 지시한 사실을 보여주는 국방부 내부문서를 입수했으며, 지
난달 26일 이종구 전 국방장관을 소환.조사하면서 이를 시인하는 진술을 받
아냈다.
이때 감사원은 노 전 대통령을 조사한다는 방침을 굳힌 것으로 관계자들은
밝혔다. 감사원이 애초 염두에 두었던 조사방법은 방문조사였던 것으로 알
려졌다.
그러나 청와대는 감사원의 전직대통령 조사방침에 대해 명백히 반대의사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청와대는 전투기 기종 변경은 전직 대통령의 통치행위이며 따라서 감
사원이나 수사기관의 조사대상이 될 수 없다는 법률 검토의견서를 감사원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해 애초 방문조사 방침을 바꿔 서면
조사 방침을 정했으나 이마저 청와대의 반대에 부딪쳐 서면조사 시기를 자
꾸 늦추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5월말 이회창 감사원장은 김영삼 대통령에게 율곡사업감사
중간보고를 하면서 "필요하다면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도 조사할 방
침"이라고 보고했으나 이에 대해 김 대통령은 가부간의 내색을 전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