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일에 화요일이 두번이나 있은 적이 있었다. 김요일을 기피하는
종교적인 편견이 빚은 아이러니였다. 1147년 로마 교황 유진3세가
시민들의 열광적인 환영을 받으며 파리에 도착한 날이 공교롭게도
금요일이었다. 김요일은 곧 금식일로 지켜져야 하는 날이었다. 교황은
파리시민들의 열렬한 환대를 거부하기가 고통스러웠다.

금식일을 지키기위해 교회는 교황의 이름으로 긴급 포고령을 내렸다.
"오늘에 한해서 김요일을 화요일로 바꾼다"는 내용이었다. 교황은 이
포고령의 발효에 따라 현지의 교회지도자들과 함께 파리시민들이 마련한
성대한 만찬을 즐길수 있었다. 교황청의 절대권력을 엿볼수
있는먼옛날의일이었다.

농림수산부에 근무하는 여직원들이 화요일을 "화요일"로 바꾸자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들 여직원들에게는 김요일을 화요일로
바꿀수있는 권능은 물론 없다. 그러나 130여명의 여직원들은 화요일을
"꽃파는 날"로 정하고 농림수산부가 자리하고 있는 과천제2정부청사에서
꽃행상에 안간힘을 쏟고있다.

이들 여직원들이 화요일 오후의 퇴근시간을 이용해서 꽃을 팔기로
한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담겨 있다. 그동안 우리의 생활수준이 향상되고
여러가지의 행사가 늘어남에 따라 꽃의 수요는 매년 10%이상씩 착실히
늘어왔다.

그러나 문민정부가 들어서면서 사정한파의 영향으로 각종 행사에 보내지던
화환이 두드러지게 줄어들었고 과소비현상이 고개를 숙이면서 꽃의 수요가
갑자기 떨어지고 말았다. 예년의 꽃 수요를 기대하고 농사를 지어온
재배농가들은 팔리지 않는 꽃나무만 쳐다보고 애를 태우기에 이르렀고 이런
딱한 사정을 제일 잘아는 농림수산부의 여직원들이 "화요일운동"에
앞장서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번 주일부터 시작한 이 꽃팔기운동은 우선 경기도 고양지역에서 입하된
장미와 강원도 평창군서 재배한 안개꽃을 매물로 하고있는데 일반
꽃시장에서는 볼수 없는 싱싱한 상품인데도 값은 절반정도. 한주일에
1,000명의 고객을 상대로 1만송이의 꽃을 판매할 예정이지만 앞으로 꽃의
종류와 판매지역을 넓혀갈 계획이다. 화요일의 뜨거운 열기대신
"화요일"의 꽃향기가 장마철의 음산함을 조금은 화사하게 해줄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