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스킷전문업체인 한국후지팩킹의 이종태사장(63)은 요즘 신바람에
젖어있다.

지난주 한국중공업으로부터 전량수입해쓰던 원자로용 개스킷을
개발해달라는 의뢰를 받아서이다. 그만큼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6월초에는 중진공에서 구조개선자금으로 자동화자금 3억5천만원과 운영자금
1억원을 받아쓰게 됐다.

늦게 출발한 사업이지만 이제서야 제궤도를 잡아가고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사장이 한국후지팩킹을 창업한 것은 지난 85년. 무역업체인 천우사를
끝으로 정년퇴직한 뒤였다. 당시 나이 55세. 새일을 도모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주위의 만류를 무릅쓰고 모험을 감행했다. 가스나 냉각수등이
새지않도록 접합면에 끼우는 패킹인 개스킷을 창업아이템으로 정한 것은
개스킷이 자동차 석유화학 반도체등 기간산업에 두루 사용되는등 장래성이
밝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개스킷은 주문생산하기 때문에 투자재원이 많이
필요치 않고 수요업체가 대기업이어서 미수금불안이 덜하다는 것도
매력적이었다.

서울 미아리에서 종업원 3명을 데리고 돛을 올렸다. 기술은 기술제휴선인
일본후지패킹으로 부터 얻어냈다. 종업원들을 일본에 연수시키는가 하면
일본기술자들이 자주 드나들었다. 일본후지와의 독독한 관계는 일본통인
이사장의 역량이 발휘됐기 때문. 이사장은 72년부터 85년까지 천우사
일본주재원으로 활약,일본내 지인들을 많이 사귀어왔다.

한국후지는 지난 91년 전북 고창 고수농공단지에 대지 3백60평규모의
공장을 마련,도약의 발판을 삼는다. 이때부터 이사장은
개스킷시험기개발에 나선다. 개스킷의 품질을 스스로 검증하는 시험기를
만들어야 지속적인 기술개발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말 드디어
시험기 2대를 자체기술로 개발해냈다. 개스킷품질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올 2월에는 나선형금속개스킷에 대해 일본 스미토모금속에 성능테스트를
의뢰,우수판정을 받아내기까지 했다.

내년중 경남울산에 개스킷개발연구센터를 마련해 품질고급화에 나설
계획이라는 이사장은 "70세는 돼야 사업다운 사업을 할수 있는것 아니냐"고
노익장을 과시한다.

<남궁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