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종합주가지수 연중최고치(777.25)를 기록한 이후부터 시작된
조정국면을 근1개월가량 끌고있다. 지금까지 나타난 이번 "조정"의 지수
최저점은 지난달29일의 732.40으로 연중최고치 대비 44.85포인트(5.77%)가
낮고 7일현재 종합주가지수는 750선을 유지하고있다.

종합주가지수상으로 하강기울기가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을 정도로
전반적으로 주가하락폭이 미미했고 부동산매각이나 증자실시등의
기업루머들이 어렵지 않게 먹혀들면서 부분적인 종목별 순환매가 심심찮게
일어날 정도로 "양질"의 조정장세를 보였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조정장세인데도 불구하고 증시가 큰 반등물결을 칠때면
장세반전을 기대하면서 신경을 곤두세워 시세판을 주시할 정도로 눈이
높아졌다.

그러나 지난5일의 주식시장은 종합주가지수가 단 4.48포인트 뜨는데
그친,흔히 볼수있는 반등장임에도 많은 투자자들을 흥분시켰다. 그날
급등세를 나타낸 종목들이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어 모을만한 주식들이었다.

삼성전자와 아남산업이 뛰어 올랐고 철강주가 급하게 전자주를 뒤쫓는
시장모양새가 객장을 술렁거리게 만들었다.

삼성전자와 아남산업은 지난3월 경기회복기대감을 바탕으로한 상승국면을
열었던 대표주자였다. 철강주 역시 "경기장세"선도업종중의 하나이다.

이들 "대표주자"들은 최근3개월가량 침묵을 고수해온 종목들이기에
이번주첫장에서 갑자기 치솟은 것은 증권가에 주가조정의 터널이 끝나고
경기장세의 사이클이 다시 한번 더 도는게 아니냐는 기대심리를 낳는
신선한 충격을 줄만했다.

최근의 주가추이를 거슬러 올라가면 지난3월중순께부터 4월초반까지는
삼성전자 아남산업 현대자동차등을 전위대로 수출호전예상주들이 빠른
속도로 상승하며 경기장세를 이끌어 낸 때이다. 이들 주식들이 움직이면
주변전자주와 자동차주가 들썩거렸고 여타 업종과의 현격한 주가차별화를
이뤄냈다.

이후 1개월정도는 가격대가 2만원정도였던 고려아연같은
실적호전예상주들이 바통을 이어받아 상승국면을 연장했고 다음
1개월가량은 절대저가주들이 무차별적으로 따라 오르는 커다란 순환매가
일단락되면서 이번 조정국면에 접어든 것이다.

이런 증시일지를 참고하면 지난5일장의 "흥분"은 이 대순환매에대한
투자자들의 기다림을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다음 6일증시상황은 투자자들의 흥분을 서서히 식게 만들었다. 전장
초반까지만해도 고개를 들고있던 수출관련주가 시간이 흐를수록 힘없이
후퇴하는 양상을 보였으나 7일장에서는 다시 기지개를 켰다.

증권전문가들은 반등국면 도래에대한 시장의 공감대가 아직은 넓게
형성돼있지 못해 오래간만에 부상한 수출호전관련 대형주가 힘차게 장세를
끌어 올리지 못했다는 결과론적인 해석을 내리고 있다. 근본적으로는
반도체등 일부 업종은 실적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고있는데
반해 현대그룹의 노사분규파문등 주식시장에 부담을 주는 장외요인도
혼재해있어 투자자들이 주가가 한단계 상향조정될만한 실물경기 여건이
조성돼있느냐는 회의적인 시각을 떨쳐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증권전문가들은 그러나 주식시장의 매수기반을 가늠하는 척도인
고객예탁금이 3조원수준을 유지하는한 반등에대한 잠재력은 큰 것으로 봐
주어야 한다는 견해를 내비치고 있다.

문제는 이 잠재력을 응집시킬 만한 주도주가 나오지 못해 조정기간이
길어지는데 있다.

이와 관련해 대신증권의 김대송상무는 "요즘 기관투자가가 수출관련
대형제조주를 선별적으로 야금야금 사들여가고 있다"며 기관의 핵심
매수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주식시장의 거래량이 어느 정도 "바닥"을 이룰 단계로 감소했다는
기술적인 판단이 이같은 기관움직임을 유도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하고있다.

기관투자가들 가운데 증권사가 지난달초만해도 시장 전체거래량의 10분의
1이상은 쉽게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컸다. 단지 단타매매가 심해
매매량에비해 시장개입효과는 별로 없었다는 비판이 제기됐지만 증권사들이
지나달말로 1.4분기 사업을 마감했기 때문에 주식약정경쟁에서 약간 벗어나
장세흐름에따라 매수와 매도중 어느 한쪽에 치중할 가능성이 있다.

조정장세가 길어지면서 "기관"이 서서히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는 것이다.

<양홍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