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활약중인 서양화가 조택호씨(36)의 근작전이 6~20일
서울강남구청담동 박영덕화랑(544-8481)에서 열리고 있다.

조씨는 충남서산 태생으로 83년 도불,에콜드보자르를 졸업한뒤 87년부터
파리를 비롯한 구미화단에서 활동해왔다. 그간 파리와 뉴욕에서 네차례의
개인전을 열었으며 국내에는 91년(갤러리현대) 첫선을 보였다. 이번
전시회는 국내외 통산 여섯번째 개인전이자 두번째 서울전.

출품작은 "흙으로서의 색"연작 30여점. "겨울산""가을길""이상한
나무""폭풍"등의 부제가 붙은 작품들은 기호화된 자연을 보여준다.

숲과 나무는 장작개비와도 같은 굵은선으로 처리되고 흙과 하늘은 그
사이사이의 여백으로 표현되고 있다. 화면의 중간중간에 자리잡은 잎과
열매는 이제는 사라진 옛땅과 그땅의 산물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것처럼
보인다.

가로 또는 세로로 강렬하고 힘있게 그려진 선들은 한때는 살아있었으나
이제는 잘려져 목재가 된 나무의 모습을 전하는가 하면 분명 죽은 것임에도
불구하고 문득 다시 살아나 울창한 숲을 이룰듯한 나무의 형상을 느끼게도
한다. 화면속에는 구체적인 형상도,계절을 나타내는 어떤 모양도 없지만
회색과 검정의 굵은선 뒤에 그려진 빨강과 노랑 혹은 초록과 파란색은
시간시간 달라지는 자연의 경이로움을 발견하게 해준다.

"삶과 영면으로 대비되는 인간과 자연의 피할 수 없는 상관관계를 붓의
힘과 움직임을 통해 나타내고자 한다"는 것이 작가의 변.

<박성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