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대사라고 부르는 외교관의 명함을 받아보면 주재국 이름
다음에 주차(특명)전권대사라고 적혀 있다. 언뜻 이해하기가 힘들지만 그
뜻은 대사가 소속한 국가원수로 부터 주재한 나라의 국가원수에게 파견되어
주재국에 대하여 국가의사를 표시하는 임무를 가졌다는 의미이다.

대사라는 직책을 어째서 이렇게 어렵게 표현했느냐 하면 예전에는
통신이나 교통수단이 지금처럼 발달되지 못했었기 때문이다. 일단 대사로
임명되어 주재국에 부임하면 본국정부와 긴급히 협의할 일이 발생할지라도
교통이나 통신수단의 미비로 오랜 시간이 걸리게 된다. 그래서 외국주재
대사가 본국정부와 협의없이 본국의 의사를 결정.표시해야 하므로 "전권"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후 통신및 교통수단이 경이적으로 발달했기 때문에
외국주재대사는 주요사안에 대하여 일일이 본국정부에 청훈할수가 있고
본국정부의 훈령에 따라 행동할수 있게 되었다. 그러므로 극언한다면
전권대사의 "전권"이란 구시대의 유물이라 할수 있다.

그뿐 아니라 교통과 통신수단의 발달은 정상회담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국가원수가 직접 상대국을 방문하여 정상끼리 현안을 협의하고 우의를
다지게 된것이다.

국가원수의 외국방문이 쉽게 이루어지게 되고 본국 부재중에도 국무행위에
지장이 없게 되자 프랑스의 지스카르데스탱대통령(당시)의 제의로 지난
75년부터 시작된 것이 서방선진국수뇌회의(서밋 미팅)이다.

서방선진7개국의 수뇌들이 매년 1회씩 장소를 바꿔가면서 개최되는 이
모임은 지구촌의 현안을 협의 조정하고 있다. 그밖에 이들 국가의
재무상및 중앙은행총재등의 모임이 있어 G7이란 용어가 정착되어 요즘엔
G7정상회담,또는 러시아의 옐친대통령을 포함해서 G7+1이라고도 표현되지만
냉전시대가 종식되고 동서화해가 진전되면서 연례행사화되고 말았다는
비판마저 없지 않다.

미국의 빌 클린턴대통령내외를 비롯한 일행이 10일 내한하여 한.미
정상회담을 가졌다. 한.미대통령이 모두 취임한지 반년내외로 앞으로
적어도 3년여에 걸쳐 파트너로서 이해.협조해야 할 정상들이다. 서로
허심탄회하게 흉금을 털어 놓고 논의하며 한층 한미간의 우의가
공고해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