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의 동화에 이런 것이 있다.

어느날 어미 거미가 풀숲 속에서 황금빛 광채나는 구슬을 발견했다. 어미
거미는 어린 다섯 자식의 장난감으로 좋겠다고 생각하여 집으로 가지고
갔다. 새끼 거미들은 그 신기한 장난감을 저마다 갖겠다고 아우성이었다.
어미는 형제끼리 사이좋게 같이 갖고 놀도록 타이렀으나 막무가내 였다.
그렇다고 어느한 자식에게만 주었다가는 싸움판이 벌어질 것이 뻔했다.
당혹한 어미는 신에게 가서 도움을 청했다. 신은 궁리끝에 아예 그 구슬을
하는 높이 던져버리라고 일러주었다.

결국 그 황금빛 구슬은 하늘로 던져졌고,그러자 그것은 계속 높이
올라가며 커져서 둥근 달이 되었다. 그리고 하늘에 떠서 빛을 발하여
지상의 모두가 그 밝은 달을 바라고보 좋아하게 되었다.

어미 거미의 모성애와 새끼 거미들의 이기심과 신의 차원높은 이지가 한데
어우러진 이 동화는 작금의 우리나라 상황에 비추어 볼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애국자.민주시민의 충정과 그것을 아랑곳하지 않는 사람들의
사리사욕과 새 통치자의 적기의 대결단에 힘입어 새 한국의 밝은 미래상을
말해주는 것 같기도 하기 때문이다.

탐욕 특히 돈에 대한 과욕이 비리와 부패를 낳고 온갖 추악한 작태를
연출한다. 어린애가 장난감을 탐내는 것과는 질이 다른 어른이 집요한
물료은 그것이 빗나갈때 자칫 그가 일생동안 쌓아 올린 공든탑을 하루
아침에 허무하게 무너뜨린다. 요사이 거센 사정바람에 휩쓸려 연일
매스컴을 타는 사례들에서 우리는 새삼 탐욕의 무상함을 본다.

다행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생활 향상을 위해 수입을 올리기를
원하면서도 결코 부정한 수단으로 횡재하려고 하지않는 양식을 갖추고
있다. 그들은 직장에 충실하고 근검절약해서 적은 돈이나마 매달 저축을
하고,몇달을 별러서 원하던 것을 사서 기뻐하고 셋집을 면하기 위해
5개년계획을 세운다. 특근하는 기술자,꼭두새벽부터 택시를 모는
운전기사,원고지를 메꾸노라고 시간 가는줄 모르는 문사들.이런 사람은본인
스스로는 수입을 올리는 일을 하고있는 것이지만 동시에 이것은
국가적으로는 생산성 제고와 사회의 활성화에 기여하는 길이기도 하다.
누이좋고 매부좋은 일을 하고있는 것이다. 자본주의 체제의 건강성이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러나 부정부패가 만연하고 사회정의가 제 구실을 못하는데다가
"집단개인주의"까지 겹쳐 경제발전을 역전시키는등의 병폐를 한아름 안고
있는 자본주의 사회라면 문제가 다르다. 좀 과장된 표현이긴 하지만
"총체적 부패"라는 말이 나왔을 정도로 우리 사회는 결코 건강하다고 할수
없었다.

그래서 나라의 장래를 걱정해온 많은 국민은 비리와 부패의 척결과 새한국
창조의 기치를 높이 들고 정치와 사회의 개혁을 진행시키기 시작한 새
정부에 대해 큰 기대를 걸고있는 것이다.

하기야 5. 16군사정권 5공 6공시절에도 초기엔 국민들이 새 집권자
각자가 나름대로 내건 개혁의 기치에 그때마다 기대를 걸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들은 서로 약속이나 한듯이 개혁의 고삐를 늦추고
그대신 정치적 과오를 누적시켜 그들이 이룩한 몇가지 볼만한 공적마저
희석되고 국민에게 실망과 불신감을 안겨주었다. 한마디로 역사의
수레바퀴를 기대치만큼 전진시키지 못했던 것이다.

역사는 되풀이 된다고 갈파한 것은 영국 사학가 아놀드 토인비이지만 그의
나라에서도 17세기의 철교도 혁명은 사회를 문란케 한 찰스1세를 참수형에
처하기까지 했으나 크롬웰의 개혁정치는 민의를 충분히 수렴하지 못한
까닭에 오래 못가서 종식되고 찰스2세로 왕정이 복귀되자 적어도 한동안은
사회의 퇴폐상도 되살아났었다.

현명한 통치자는 과오의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는다. 우리는 문민정부의
출범이래로 어렵사리 결집된 민의를 임기중 계속 충분히 수렴하여 이
나라를 보다 성숙한 민주시민 의식을 지닌 건강한 사회로 정착시켜 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어미 거미가 황금빛 구슬을 하늘로 던져올려
생겼다는 둥근달이 지상의 어두운 밤을 그토록 환하게 밝혀주듯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