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까지만 해도 아시아는 미국 팝뮤직의 사각지대였다. 동서양의
문화적차이로 아시아인의 음악적 취향이 서구와는 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이지역 국가들의 국제화가 심화되면서 팝음악을 듣는 성향도 날로
증가하고 있다. 팝음악 시장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따라 미국
유럽등 음반업체가 아시아시장으로 달려오고 있다.

영국의 음악잡지인 "뮤직 비즈니스 인터내셔널"지에 따르면 아시아지역의
음반 판매량은 매년 30%씩 증가하고 있다. 지난91년 아시아지역(일본과
중국제외)의 음반판매량은 7억8,000만달러. 이를 국가별로 보면 한국이
2억300만달러로 가장 많고 1억9,000만달러를 기록한 대만이 2위를
차지했다. 특히 한국은 전체 음반판매량중 53%가 외국곡을 담은
음반이었다. 아시아의 음반판매량이 이같이 급증하자 음악가(가수)들의
이지역 공연도 늘어나고 있다. 자신의 음반 판촉도 하고 공연료를
챙겨가자는 계산에서이다.

외국 음반업체가 이를 모를리 없다. 자국의 음반시장이 정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에도 아시아시장이 이같이 급속 성장하자 이 지역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세계 5대 음반제작 업체인 베르텔스만(독) 소니(일)워너(미) EMI및
폴리그램(영)은 이미 이 지역에 사무실을 개설하고 있다. 아시아지역
대도시에는 이들 외국 음반제작회사가 한두개 쯤은 있다. 이들은 현지에서
불법음반 적발,본사 음반수입 판매등을 독점한다. 일부는 현지
음반회사들과 합작,각 국가의 음반제작 사업에도 깊숙이 개입한다.

아시아 지역 팝음악 시장이 급속하게 달아오르는 것은 서구문화를 선망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이 지역 청소년의 성향과 관계가 깊다.

개발이후 세대인 이들 청소년들은 윤택한 생활에 젖으면서 전통문화보다
서구문화에 대한 욕구가 더 강렬하다. 실제로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가사의
내용도 모르는채 팝음악을 듣는다.

둘째 이유는 이 지역 음반시장이 서구의 압력으로 개방되어 가는 추세
때문이다. 음반 불법 복제도 엄격하게 규제되고 있다.

미국은 지난4월30일 슈퍼301조에 입각,각국의 지적소유권 침해사례를
발표하면서 음반불법 복제를 정식 문제 삼았다. 이에따라 대만은 자국의
불법CD 1만6,000장을 폐기 처분했다. 이같은 일은 한국 태국등에서도
일어났다.

또한 이 지역에 대한 음반 수출에 부과되는 관세도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그간 음반수입에 대해 135%의 관세를 부과했던 중국 마저도 최근 이를
절반이상 낮추기로 했다.

미국의 아시아 음반시장 개방압력을 가속화시키는 데에는 자국 음반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다다르자 성장 잠재력이 큰 아시아시장으로 판로를
개척하자는 뜻도 담고있다. 일본 소니사의 아리엘 펑 국제사업본부장은
"멀지않아 아시아 음반 시장은 국제 음반업체들의 생존을 위한 각축장으로
변할것"이라고 말한다.

<한우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