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반도체업체들이 일본 스미토모화학공장의 폭발로 에폭시수지라는
자재공급이 달릴까봐 전전긍하고 있다고 한다.

모처럼 호황을 맞고 있는 그 업계가 피해를 입게될것도 걱정이 앞서고
차제에 반도체산업의 전반적인 발전계획을 한번더 검증해야 할것같은
생각도 든다.

에포시수지는 반도체의 에폭시 몰딩 컴파운드(EMC)를 만드는 핵심재료다.
EMC는 반도체회로를 덮는 역할을 한다. 이것이 없으면 반도체를 만들수
없다.

스미토모사는 이 자재를 전세계에 50%나 공급한다. 우리도 그만큼
수입한다.

반도체는 최근 우리의 주력 수출산업으로 성장해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올해 수출목표가 72억달러(조립포함)로 전체수출의 10%를 차지한다.
마침 반도체칩은 장비를 24시간 돌릴만큼 호황을 맞고 있다. 또 일본과는
수출경쟁을 가장 치열하게 벌이고 있는 품목이다. 공교로운시기에
공교로운 일이 터졌다.

우리 업계는 우선 일본으로부터 들어올지도 모르는 견제를 경계해야 한다.
반도체칩은 한국 미국 일본3국의 싸움이나 마찬가지다. 그중에서 우리만
이자재공장이 없어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반면 일본은 전세계 물량의
95%를 공급한다. 그들이 자국내 산업물량부터 공급하게되면 당장 타격이
온다. 고의로 공급을 기피할수도 있다.

아남산업등 우리 업체들은 다행히 2개월분 비축이 있어 당장 어려움은
없다고 하지만 사태의 진전에 따라선 자재파동이 있을수도 있다.

우리 반도체산업은 주로 제조기술에만 집중지원을 해 자재나 설비개발은
미흡하다. 반도체는 기술.자재,설비의 3박자가 고르게 발전해야
안정기반이 잡힌다. 이중 제조기술만 세계수준이다. 설비는 9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설비투자 비중이 매출액 대비 22. 5%나 된다.

자재도 최근에야 국산화를 서두르고 있지만 작년에도 63%를 수입해 썼다.
올해는 포스코홀스 합작사의 웨이퍼공장준공으로 국산화율이 4%포인트쯤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수입해야할 자재값만 올해 5억달러나 된다.
반도체는 수출해봐야 설비,자재값 빼면 남는것이 적다.

반도체 새제품이 나올때마다 설비,기술,자재가 모두 새로 개발돼야 하는
부담이 있다. 돈도 많이 들고 개발도 어렵다.

그렇다 해도 주력수출상품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반도체산업의 시설
자재가 외국에 의존돼서만은 한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