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감독원이 (주)한양에 대한 과다여신의 책임을 물어 상업은행에 대해
기관경고를 내렸으나 진정한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는 다시 생각해볼
일이다.

은감원의 발표대로라면 91,92년 과다여신의 책임은 당시 은행장이었던
이현기 김추규전행장들이다. 그들은 은행감독원에서 일찌감치 한양에 대한
여신을 주의해서 취급토록 지적을 했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여신을
늘렸다는게 은감원이 상업은행에 기관경고를 내린 명분이다.

과연 은감원의 명분은 수긍할수 있는 것인가. 특히 당사자인 상업은행은
어떤 느낌을 가질까. 산업합리화업체인 한양에 거액의 여신이 나갔다는
점에서 상업은행은 물론 1차책임을 느낄 것이다.

은행경영층이 제대로만 했다면 한양의 부실을 줄일수 있었고 법정관리라는
최후의 선택을 피할수도 있었을게다. 이런 점에서 은감원이 해당은행의
공신력을 떨어뜨리는 기관경고를 내린것은 감독당국으로서 당연한 일일수도
있다.

그러나 당시만해도 은행여신은 은행의 독자적인 판단에 의해 이뤄지기
어려웠었던 시절이다. 어는 기업에 얼마를 지원하라는 당국의
"압력성요청"개입이 공공리에 행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군다나
한양의 오너인 배종렬전회장은 정치권과 밀접히 관련된 인물이라는 평을
들어왔다. 은행여신이 은행의 자율결정보다는 정치권이나 행정부의 간여에
의해 어는정도 좌우되던 상황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한양에 대한 과다여신
역시 은행이 끌려간 점도 완전히 배제할수는 없다. 당시 은행장이 책임이
없는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들에게 모든 과실책임을 덮어씌우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한양에 대한 과다여신은 당시의 금융풍토가 낳은 어쩔수없는
부산물이었는지도 모른다.

은행감독원이 당시 은행장들은 이미 없는데도 기관경고를 내린것은 뒤늦은
감이 있다. 일부에서는 은감원의 경고를 감독당국으로서 할일을 다했다고
표시하는 면피성으로 지적하고 있다. 은감원의 경고는 때는 늦었지만
다시는 은행들이 부실기업에 대한 어처구니없는 여신을 해서는 안되고
그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금융환경도 바뀌어야 한다는 점을 선언한다는
차원에서 되새겨 볼만한 조치라고 할수있다.

<고광철경제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