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칼] (190) 제1부 전야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삼백년 가까이 입어서 낡을대로 낡고 헤진 옷을 이리 꿰매고 저리
꿰매는 식의 미봉책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국가의 밝은 장래를
위해서는 그 낡은 옷을 훌렁 벗어던져 버리고,새옷으로 갈아입어야 되지
않겠는가. 즉 막부를 무너뜨리고,정권을 천황으로 귀일(귀일)시켜 새로운
국가체제를 수립하는 길이 있을 뿐이었다. 곧 혁명이었다.
그리고 사이고는 또 히사미쓰라는 사람이 못마땅하기도 했고,그의 능력도
의심스러웠다. 게쓰쇼 화상을 죽게 하고,자기를 시마나가시 시킨 사람을
위해서 앞장서서 뛴다는 게 쓸개가 없는 노릇 같았고,또 자기가 순사를
하려고까지 했던 전번주 시마즈나리아키라라면 능히 일을 해낼 수
있겠지만,히사미쓰로서는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혁을 단행하지도
못하고,공연히 세상만 떠들썩하게 만들 것 같았고,자칫 잘못하면 큰 환란을
불러일으킬지도 몰랐다.
그러나 거절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오쿠보의 우정어린 권유를
뿌리칠 수도 없었지만,거절은 곧 다시 시마나가시가 되거나,심하면
명령거역죄로 셋푸쿠를 해야 하는 운명에 처해질지도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사이고는 도리없이 내키지 않는 그 임무를 맡았다.
섬에서 돌아온 한 달 뒤,한창 봄이 무르익는 삼월에 사이고는 히사미쓰의
명에 의해서 부하 한 사람을 대동하고 먼저 가고시마를 출발했다. 규슈
각지의 정세를 파악하고,시모노세키(하관)에서 기다리라는 명령이었다.
열흘 뒤에 시모노세키에 도착한 사이고는 착잡한 심정이 되어 있었다.
이미 널리 사쓰마의 거병(거병) 소식이 퍼져서 각지의 지사들이 때는 왔다
하고 너도 나도 교토로 향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공무합체론과 막부의 개혁은 어디까지나 타협을 통해서 평화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과제였다. 다만 힘을 바탕으로 해야 일이 성사되기
때문에 군사를 이끌고 가는 것 뿐이었다. 그런데 소문이라는 것은 원래
꼬리에 꼬리를 물고 부풀어오르게 마련이어서 마치 히사미쓰가 막부
타도전에 나서는 걸로 오해들을 하고 있었다.
막부 타도전,즉 혁명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사이고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것은 자기가 바라마지않는 구국의 과제였다. 자기가 충성을 다하던
전번주 시마즈나리아키라가 살아있어서 구국의 결단으로 거병을 하여 막부
타도를 위해서 교토로,그리고 에도로 향하는 것이라면 피가 끓어오르고도
남을 터였다. 그러나 그게 아닌 것이다.
꿰매는 식의 미봉책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국가의 밝은 장래를
위해서는 그 낡은 옷을 훌렁 벗어던져 버리고,새옷으로 갈아입어야 되지
않겠는가. 즉 막부를 무너뜨리고,정권을 천황으로 귀일(귀일)시켜 새로운
국가체제를 수립하는 길이 있을 뿐이었다. 곧 혁명이었다.
그리고 사이고는 또 히사미쓰라는 사람이 못마땅하기도 했고,그의 능력도
의심스러웠다. 게쓰쇼 화상을 죽게 하고,자기를 시마나가시 시킨 사람을
위해서 앞장서서 뛴다는 게 쓸개가 없는 노릇 같았고,또 자기가 순사를
하려고까지 했던 전번주 시마즈나리아키라라면 능히 일을 해낼 수
있겠지만,히사미쓰로서는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혁을 단행하지도
못하고,공연히 세상만 떠들썩하게 만들 것 같았고,자칫 잘못하면 큰 환란을
불러일으킬지도 몰랐다.
그러나 거절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오쿠보의 우정어린 권유를
뿌리칠 수도 없었지만,거절은 곧 다시 시마나가시가 되거나,심하면
명령거역죄로 셋푸쿠를 해야 하는 운명에 처해질지도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사이고는 도리없이 내키지 않는 그 임무를 맡았다.
섬에서 돌아온 한 달 뒤,한창 봄이 무르익는 삼월에 사이고는 히사미쓰의
명에 의해서 부하 한 사람을 대동하고 먼저 가고시마를 출발했다. 규슈
각지의 정세를 파악하고,시모노세키(하관)에서 기다리라는 명령이었다.
열흘 뒤에 시모노세키에 도착한 사이고는 착잡한 심정이 되어 있었다.
이미 널리 사쓰마의 거병(거병) 소식이 퍼져서 각지의 지사들이 때는 왔다
하고 너도 나도 교토로 향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공무합체론과 막부의 개혁은 어디까지나 타협을 통해서 평화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과제였다. 다만 힘을 바탕으로 해야 일이 성사되기
때문에 군사를 이끌고 가는 것 뿐이었다. 그런데 소문이라는 것은 원래
꼬리에 꼬리를 물고 부풀어오르게 마련이어서 마치 히사미쓰가 막부
타도전에 나서는 걸로 오해들을 하고 있었다.
막부 타도전,즉 혁명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사이고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것은 자기가 바라마지않는 구국의 과제였다. 자기가 충성을 다하던
전번주 시마즈나리아키라가 살아있어서 구국의 결단으로 거병을 하여 막부
타도를 위해서 교토로,그리고 에도로 향하는 것이라면 피가 끓어오르고도
남을 터였다. 그러나 그게 아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