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중공업 현대정공 한진중공업등 전동차량제작3사가 전동차 제값받기를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이들회사는 지난 16,19일 잇달아 벌어진 입찰에서
조달청이 예시한 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응찰,입찰을 자동유찰시켰다.

전동차수요처및 조달청은 최근 입찰에서 전동차의 량당 공급가격을
3억원대로 제시한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러나 업계는
가변전압가변주파수(VVVF)전동차의 경우 량당 6억~6억5천만원선은 받아야
채산성을 맞출수 있다고 주장,입찰을 유찰시키면서 버티고 있는 양상이다.

대구시 지하철(16일) 서울시 2호선용(19일)입찰에서 발주처인
대구시지하철건설본부와 서울시지하철공사는 전동차구매를 위해 량당
5억원꼴로 배정금액을 잡았었다. 그러나 조달청은 그동안 입찰에서 형성된
전동차가격을 감안,예시가격을 3억원선으로 대폭 낮춘 것이다.

조달청이 이처럼 낮은 공급가격을 요구하고 있는 것은 따지고 보면
전동차업계의 자업자득이다.

전동차량제작3사는 지난해 물량확보에만 급급,제살깎기식 저가수주경쟁
으로 가격을 크게 떨어뜨렸다.

현대정공은 지난91년12월 과천선용 1백28량을 량당 7억원에 따냈고 지난해
2월 철도청입찰에서도 대우중공업이 량당 6억2천7백만원에,현대정공은
5억9천6백만원에 분할 수주했었다.

업체의 저가수주경쟁이 불붙기 시작한것은 VVVF방식 전동차의 첫입찰이
있었던 지난해2월 서울시 지하철5호선 물량부터다. 이 입찰에서
현대정공은 전동차 3백66량을 량당 4억1천만원에 따내 전동차가격을
두달만에 3억원정도나 떨어뜨렸다.

이후 가격낮추기경쟁이 본격화되면서 대우중공업은 지난해 11월
서울시지하철3,4호선및 과천선용 전동차 3백8량(개조32량포함)을 량당
3억9천만원으로 수주했다. 전동차가격이 우등고속버스수준이란 자조적인
얘기가 이때부터 나돌았다. 전동차가격이 이처럼 채산성을 맞추기 어려운
수준으로 떨어지자 제값을 받지못할 바에는 수주를 포기하라는 각사
최고경영자들의 엄명이 떨어진 것이다.

이에따라 전동차량제작3사는 최근의 입찰에서 조달청예시금액을 웃도는
가격을 제시,아예 유찰시키고 있다.

업계는 스스로 불러들인 화를 인정하면서도 냉가슴을 앓고있는 표정이다.
전동차의 제값(6억~6억5천만원)받기도 쉽지않고 계속 수주를 거부할수도
없기때문이다.
<김호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