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상품의 수출경쟁력이 최근 몇년사이에 크게 약화되었고 그 결과 대만
홍콩 싱가포르등 기존의 경쟁국들과는 물론이고 중국 태국 말레이시아등
맹렬한 기세로 추격중인 새 경쟁국들과의 수출경쟁에서 계속 밀리고 있다는
지적은 결코 새삼스러운 얘기가 아니다. 또 들으면 속상해할 정도의
진부한 얘기,말안해도 누구나 다 아는 소리가 된지 오래다. 그런데도
자꾸만 귀를 기울이지 않을수 없는 까닭은 그것이 국가경제의 오늘과
내일을 위해 함축하고 있는 막중한 의미 때문이다.

수출경쟁력의 강약은 수출이 되고 안되는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수출에
더이상 과거와 같은 차별적 정책적인 지원을 할수 없는 상황에서 그
경쟁력은 곧 한국산업 한국경제자체의 경쟁력을 대변한다. 또 공산품
수입의 99. 9%가 자유화되는 개방경제하에서 그것은 곧 국내 시장에서
수입상품과 경쟁할수 있는 능력과도 상통한다.

이런 관점에서 생각할때 한은이 최근 분석한 "경쟁상대국과의 제조업
월평균 임금수준비교"자료와 무역협회가 공개한 "우리 수출의
국제경쟁력현황" 내용은 많은것을 시사해준다. 그 가운데서도 한국상표,곧
한국경제의 국제경쟁력 약화경향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실감나게 환기시켜준
점과 임금문제를 경쟁력약화의 중요한 인자로 강조한 점등이 특히 주목을
끈다.

92년의 제조업 월평균 임금수준을 미달러로 환산해서 경쟁국들과 비교한
한은분석결과는 단순비교에서 한국이 월 1,023달러로
대만(1,076달러)싱가포르(1,099달러)와 별차이가 없지만 1인당
국민총생산(GNP)차이를 감안해서 보다 실질적인 수준비교를 해본 결과는
놀랍게도 한국이 가장 높은 것으로 지적되었다. 한국을 100으로 할때 대만
싱가포르가 각각 69와 49인것을 비롯해서 말레이시아 68 태국 48 홍콩
35였다. 중국이 76으로 꽤 높은 편이지만 그것은 1인당 GNP규모가 워낙
작기 때문이다.

이같은 고임금 현실이 갖는 문제점은 무역협회의 경쟁력분석에서 다시금
부각되고 있다. 지난 89년부터 92년까지 4년간의 수출경쟁력 변동상황을
가격중심으로 비교분석한 이 보고서는 임금을 합쳐 금리 물가등 3가지
요소에서 한국이 경쟁국에 뒤질수밖에 없게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물가상승률과 특히 경쟁상대국의 2배 내지 3배수준인
금리가 수출산업의 중요한 코스트압박 요인임은 익히 들어왔다. 또 최근
몇년간 임금상승률이 상당히 높았던 것도 모두 안다. 다만 한국의
명목임금이 이 기간중 연평균 19. 4%,노동생산성개선을 고려한 실질
임금코스트도 8. 2%가 된다. 여타 경쟁국과 비교해서 가장 높았던 사실에
다시한번 주목해야겠다.

품질고급화등 비가격경쟁력에도 물론 신경을 써야 한다. 그러나 그건
하루아침에 되는 일이 아니고 또 그것으로 족하지도 않다. 가격경쟁력의
중요성에는 결코 변동이 있을수 없다. 그리고 그 가운데 우리 사회가 제일
면저 분명하게 합의해야할 요소는 바로 임금이다.

물론 임금은 올라야 하고 오를수밖에 없는 현실을 부인하기 어렵다. 단지
부담능력이 문제이고 더욱 중요한 것은 과도한 임금압력은 장기적으로
고용문제를 유발한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