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이 되면서 도심지 하공간이나 공원등지에서 노숙하는 부랑인이
크게 늘고있다.
이들 부랑인들은 대부분이 30대에서 40대남자로 일정한 주거나 직업없
이 없어 당국에 단속된 뒤에도 다시 길거리로 나오는 등 악순환이 거듭
되고 있다.
24일 밤11시경 서울 종로구 사직동 사직공원에는 30~40대 남자 5명이
벤치에서 만취한 모습으로 자고 있었다. 이들이 곯아떨어져 있는 벤치
옆에는 술병 서너개가 뒹굴고 있었고 산책나온 시민들은 이들이 자고 있
는 벤치에서 떨어진 곳을 찾아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더위를 피해 산책을 나왔다는 주민 신현훈씨(32)는 "요즘들어 날씨가
더워지면서 전에는 없었던 노숙자들이 자주 보인다"며 "이들이 비틀거리
며 공원안을 서성대거나 벤치를 차지해 버리는 바람에 바람쐬러 나왔다
가 불안감을 느끼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사직공원 외에도 종묘광장 마로니에공원 경희궁 등 각 공원에도 최근
들어 노숙하는 부랑인들이 부쩍 늘고있다.
25일 새벽1시경 서울역 2층대합실 볼링장 옆에도 행인들이 여기저기
술에 취해 비틀대거나 쓰러져 자는 모습이었고 을지로지하보도나 영등포
역앞 지하도등 역주변 지하도 에서는 부랑인들 수십명씩 떼지어 노숙하
고있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수 있다.
서울 종로구청 장수길 시민국장은 "여름이 되면서 주로 지하도 등에서
노숙했던 부랑인들 가운데 상당수가 공원벤치 등 지상으로 올라온다"며
"부랑인들을 강제 수용할 법적 근거가 없어 주민등록증을 갖고 있거나
연고자가 있는 경우 단속하기가 힘들고 일단 강제 수용했다가 2,3개월
뒤면 다시 풀려나 길거리를 배회한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부랑인들이 대부분 일반시민과 달리 인생을 포기
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주변 시민들에게 해를 끼치는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며 "이들이 집단 혼숙하며 지나가는 부녀
자를 희롱하거나 일반시민의 통행을 방해하고 혐오감을 주기 때문에 문
제가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