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의 돈 부시 경제학 교수는 비즈니스위크지
최신호에서 클린턴 행정부가 추구하고 있는 목표수치 설정 등 일본과의
통상협상전략에 대한 바람직한 방향을 밝혔다.
다음은 돈 부시 교수의 기고내용을 간추린 것이다.
< 편집자 >

빌 클린턴행정부가 일본과의 무역협상에서 결과중심적인 자세를 취한것은
비록 동경 G7정상회담전까지 좋은 결과를 얻지는 못했지만 올바른
전략이다. 수천번에 걸친 협상이 그럴듯한 결과를 도출해내지 못했지만 단
하나 남아 있는 믿을만한 전략은 시장접근을 위한 목표수치를 설정하는
것이다.
물론 이 전략은 실패했을경우 미국이 보복조치를 취한다는 것을
전제로할때만 믿을만한 것이다.

보복조치가 구체적으로 어떤것인지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있지 않다. 사실
그같은 조치란 모습을 구체적으로 드러내지 않아야 더 효과적이다. 결과를
중시하는 협상전략은 개별적인 산업분야에서 추구하는 목표가 구체적으로
명시되는 형태를 취하게된다.
또는 시장접근 전반에 걸친 폭넓은 목표가 제시될수도 있는데 이것이 가장
좋은 전략이다.
이는 미국내에서 여론의 반응을 호의적으로 만들고 침투하기 어려운
일본의 무역장벽을 깨뜨리는데 적절한 방법이다.

많은 사람들은 미국정부가 계속 조심스럽게 행동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일부는 협상이 오랜 시간동안 성공하지 못했기때문에 계속 밀어붙이면
관계만 악화될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일본이 이를 끝까지 거부하는것은
유럽이나 미국의 개방적인 무역체제에 대해 큰 위협이 될것이다. 만일
일본이 끝까지 버티어낸다면 보호무역주의자들은 오늘날의 무역체제가
공평한 관계에 놓여있지 않다는 움직일수 없는 예를 찾아내게 될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미국이 일본을 적대시할수 없다고 주장한다. 일본은
자금공급원이며 중요한 부품의 공급원이기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들은 만일
미국이 강하게 나온다면 일본이 공급을 중단하게 될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들의 주장은 한측면만을 말한 것이다. 만일 일본이 자금공급을
중단한다면 엔화의 가치는 천정부지로 치솟을 것이고 세계의 수출시장을
잃게 될것이다. 미달러당 80엔이라는 수치가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미국 방위력의 일본의존도에 관해서 살펴보자. 만일 미국의 방위력이
일본의 부품공급에 너무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면 나중에 중대한 위기가
닥쳤을때 지나친 의존도가 가져올 문제를 피하기 위해서 지금 당장 그것을
시정하는 것이 좋다.

현재 일본이 정치적 격변기에 처해있어서 시장접근을 요구하기에는 시기가
좋지 않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이 일본에 원하는
현대적이고 개방적인 경제체제를 갖추라는 것은 지금 진행중인 일본특유의
정치.사회체제붕괴와 깊은 관련이 있다. 새로운 정권은 물론 즉각적이며
대규모의 개방정책을 취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경제와 사회의
개방스케줄은 미국의 그것과 궤를 같이 할 것이다. 적어도 그들은 미국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이해할 것이다.

무역분야에서 클린턴 행정부는 훌륭한 선택을 했다.
GATT(관세무역일반협정)NAFTA(북미자유무역협정)를 비롯 할수 있으면 어느
지역에서나 자유무역정책을 취하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전략은
적절한 시간내에 적절한 효과를 거둘 것이다. 일본시장에 들어가는 것이
이 전략의 중요한 요소다. 세계경제의 중심은 아시아로 옮겨가고 있으며
동시에 이 지역에서의 미국의 거점도 없어져가고 있다. 아시아의 경제는
번성해왔고 냉전체제의 종식과 함께 아시아국가들의 미국에대한 의존도도
점차 엷어져가고있다. 앞으로 수년내에 급격한 변화가 없다면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발전의 장에서 소외될 것이다.

일본을 개방하는 것은 그시장 규모때문에 중요하다. 은행강도를 저지른
울리 서튼이 범행동기에 대해서 질문을 받자 "돈이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듯이 일본의 경우도 큰시장으로서 가치가 있다. 일본은
많은 소비자들이 사고싶어하는 물건을 얻기위해 물쓰듯 돈을 쓸 준비가
돼있는 시장이다. 미국은 상품을 갖고있으며 직업도 원하고 있다. 일본을
개방시켜야 하는 또다른 중요한 이유는 앞서 말한 이유만큼 분명하게
다가오지는 않지만 강자를 만나야 더 강해진다는 논리때문이다. 강자를
만나서 싸울 경우에는 약자와 싸울때보다 훨씬 잘 싸울수 있다는 논리다.
남보다 한발 앞선 기술과 최고의 질만이 통용되는 일본 시장에서
경쟁하게되면 미국의 기업들은 이제까지보다 훨씬 더 효과적으로 경쟁할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의 반응은 언제나 한결같다. 시장은 개방됐으며 미국기업들은
일본소비자들의 욕구를 촉발시키는데 반드시 필요한 꾸준함을 갖고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말에는 물론 일리가 있는 부분이 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문제가 일본의 정치 경제적구조때문이라는 것이 사실이다.
눈에띄지 않게 정부와 기업 또는 기업과 기업간의 협조체제와함께
어떤것일지라도 외국것이라면 배척하는 상황이 꿰뚫을수 없는 방패를
만들어냈다. 뾰족한 손톱은 무뎌질수 밖에 없다는 일본의 유명한 격언이
있다. 반대의견을 제기하는 일본의 기업은 거의 없다.

이러한 구조속에서 관세나 쿼터제도가 없다는 것등으로 판단하는 공식적인
개방정도라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일본은 수입시장개방수준이 아주
낮다는 점에서 선진산업국가중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공산품중
수입품이 차지하는 비율이 30년전의 2.5%에서 현재는 3%에 불과하다.
미국이 8%이고 유럽이 이보다 훨씬 더 높다는 것과 비교하면 놀라울만한
숫자다. 석유를 제외한 수입상품의 GDP(국내총생산)대비 비율은 30년전의
15%에서 현재 7%로 떨어졌다. 물론 일본은 다른 나라와 다르다.
다른점이란 그들이 수입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형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