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정규재특파원] 보리스 표도로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24일 중앙은
행의 구루블화 사용금지조치에 대해 "경제적으로 전혀 이치에 맞지않는 조
치이며 국가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줘 예측할수 없는 정치적 파장을 불러일
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표도로프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보리스 옐친대통령이 중앙은행의 조치에 대
해 사전에 충분한 보고를 받지못한채 취해졌다는 보도가 나오는 가운데 중앙
은행의 조치를 비난하는 첫번째 정부관리의 발언으로 옐친대통령의 휴가기간
중 보수적인 의회가 통과시킨 일련의 "도전적"조치들에 대한 개혁파의 반응
으로 보인다.

옐친대통령은 중앙은행의 조치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개혁파의
반대움직임이 거세지는등 정국불안이 고조됨에 따라 휴가일정을 단축,24일
오후 늦게 모스크바로 급거 귀환했다.
세르게이 필라토프 대통령실 대변인은 옐친대통령이 26일부터 정상적으로
직무를 재개했다고 전했으나 보수파들에 의해 통과된 일련의 조치에 대해
어떤 대응조치를 취할 것인지는 밝힐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이즈베스티야지는 24일 옐친행정부 고위관리의 말을 인용, 옐친대통
령이 이번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으며 조만간 독자적인 결론을 내릴것이
라고 강조한것으로 보도했다.

한편 러시아 중앙은행이 26일 자정부터 올해이전에 발행된 루블화의 통용
을 전면 금지키로함에 따라 모스크바등 주요도시를 비롯 전국 곳곳에서 금
융공황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시베리아의 움스크시에서는 주민들이 구화폐의 접수를 거부하는 은행과 상
점을 공격하는등 폭동사태가 빚어졌다.
모스크바에서는 시민들이 시내 7백20군데의 저축은행 창구로 몰려가 화폐
교환을 요구했고 창구 직원들은 이를 거절해 큰 소동이 빚어졌다.

시내 주요상점도 구화폐로 물건을 사기위한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는데
상점과 거리 상인들은 구화폐의 접수를 거부해 손님들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모스크바 시민들은 화폐개혁 소식에 분노를 감추지 못했으며 거리는 온통
사재기 인파로 북적대는 모습이었다.

이같은 대혼란으로 가뜩이나 약한 루블화의 달러화에 대한 환율이 폭락했
는데 오스타니코 TV방송은 지난 6주여동안 안정세를 보이던 루블화가 이날
모스크바의 수십개 외환거래소에서 일제히 달러당 1천9백루블선까지 폭락했
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