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의 경제를 경쟁력의 측면에서 경제발전단계를
생산요소주도단계,전략적 투자주도단계와 기술혁신주도단계,축적된 부의
주도단계로 구분할 경우 한국경제는 전략적 투자주도의 중진국
경제수준에서 혁신주도의 선진국 경제로 이행되는 과도기에 있다고 볼수
있다. 한국경제가 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옮겨가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우리경제를 주도해 왔던 근로자 정치가들보다는 기업가와 함께 새로운
혁신주체인 전문경영자와 과학기술자가 전면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선진국으로 이행해가는 환경변화의 주인공이 되어야할 과학기술자들의
집단인 정부출연연구소들은 엄청난 도전과 변화를 발전의 기회로 포착하기
위하여 지금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나야할 중요한 시기에 놓여있다. 이에
맞추어 정부 출연연구기관의 운영에도 변화가 생겼다.

과학기술처장관이 산하 출연연구기관으로 하여금 이사회를 중심으로
자율적으로 운영될수 있도록 관련제도의 개선을 시도함으로써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각 출연연구소는 이사회 구성운영과 기관장 선출방식등에 관한
규정을 새로 마련 시행하게 되었다. 출연연구소 운영자율화 방침의 골자는
연구소 운영을 이사회 중심으로 전환하고 출연(연)연구원들이 이사회에
이사로 참여,기관장 선임을 비롯한 연구소의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할수
있게 함으로써 연구원의 의견이 최대한 반영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종전에는 연구소장을 제외하고는 관련 정부부서의 인사와 산업계 학계
전문가들로만 구성되었던 이사회에 각 연구소 책임연구원2인이 이사로
참여토록 이사회의 구성을 개편하고,기관장 선임시에는 임기만료 한달전에
한시적으로 "기관장선임 위원회"를 구성 운영토록 하였다. 기관장
선임위원회의 구성은 과학기술처 장관이 추천하는 당연직 이사 1인과
이사장이 추천하는 외부인사 1인,연구소의 부장급 회의에서 선출한
책임연구원 1인,그리고 이사회에서 선임된 이사 2인등 5인이다.

기관장의 선출은 이 기관장 선임위원회가 소장 후보 3인을 이사회에
추천하고 이사회에서는 이들 3인의 후보중 투표를 통해 최종적으로
기관장을 선임하도록 하였다. 이에따라 해양(연),원자력(연),표준(연),
화학(연)은 이미 정관개정과 이사회 개편을 완료하였고 기계(연),안전
기술원,에너지(연)도 개편작업중에 있다.

새로운 기관장 선출절차는 결국 그동안 산하 출연기관의 기관장 선임시
정부가 직.간접으로 관여,영향력을 행사해 왔던 관행에서 탈피,해당기관
내부 의사의 반영과 객관성을 동시에 확보할수 있도록 제도화 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최근 한국해양연구소의 새 소장으로 선임되어 취임식을 가진 송원오
박사가 그 첫번째 케이스이다. 새 소장을 외부의 간섭없이 연구소 내부의
의사가 반영되어 선임하게 된데 대해 해양연구소 직원들은 대체로
만족해하며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해양연구소의 이번 소장선출과 이사회 운영제도의 개선은 앞으로 다른
연구기관으로 확산될 것이고,새 문민정부의 개혁작업과 맞물려 그동안
침체분위기에 싸여 있던 연구풍토에도 새 바람을 일으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연구기관장은 이사회의 심의와 자기의 책임하에 연구기관의
특성화를 위한 위상정립과 차별적운영.관리체제를 구축,연구원의
사기진작과 연구의 효율성을 제고하여 정부출연연구소에 주어진 시대적
사명을 성실이 수행해 나가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