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산업이 지난달 말 중소기업 보호 차원에서 스판덱스원단 생산 사업
포기와 관련해 계열사인 서한물산 매각을 발표한 뒤 한달이 넘도록 아무
런 후속조처를 취하지 않고 있어, 관련 중소업체들로부터 당시 발표가 여
론 무마용이 아니었느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7일 대한니트공업협동조합연합회와 관련 중소업체들에 따르면, 태광산
업은 지난달 23일 전경련 자율조정위원회를 통해 중소기업의 요청을 받아
들여 스판덱스원단 생산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서한물산을 팔겠다고 공식
발표했으나 한달이 넘은 지금까지 연합회나 업체쪽에 매각과 관련한 아무
런 제안도 해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연합회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태광쪽의 연락을 기다려 왔으나 매각과
관련한 아무런 협의 제안도 받지 못했다"며 "태광의 발표가 여론무마용
이 아니었는가 하는 의혹이 든다"고 밝혔다.
태광산업의 한 임원은 이날 "매각방침 발표 뒤 원매자가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태광산업이 구상중인 매각방법은 한 업체에 서한물산 전체를 매
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자금력이 달리는 중소업체들로서는 받아들이기가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연합회의 관계자는 "한 중소업체가 1백30억원 가량 되는 서한물산을
인수하라는 것은 팔지 않겠다는 얘기와 다를 게 없다"고 비난했다.
지난 79년부터 스판덱스원사를 생산해온 태광산업은 서한물산을 통해
지난해 원단 생산에도 뛰어들어 64대의 원단 생산용 경편기를 도입하고
올해 22대를 추가 도입해 서한물산으로부터 원사를 공급받아 원단을 생산
해 온 1백50개 중소기업이 큰 타격을 받아왔다. 이에 중소업체들은 태광
산업에 사업축소를 강력히 요구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협력강화를
위해 설치된 전경련 자율조정위원회의 중재를 거쳐 태광산업이 사업포기
를 결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