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총리 재임시절에 "오사카 국제디자인 전시회"에서 디자인 공로상을
수상했던 대처는 "훌륭한 디자인은 우리 삶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는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것들,또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에 영향을 주며
생활의 질적 향상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나는 국가가 훌륭한 디자인을
개발하고 추구하는것을 최우선시 해야 한다고 믿는다"라고 했다.

우리나라의 산업디자인 진흥기금이 6억원인데 비하여 90년에 1,440억원의
기금을 갖고 있었던 나라의 정치지도자답게 산업디자인의 중요성에 대한
분명한 견해를 갖고 있었던것 같다.

정부는 신경제 5개년계획에 산업디자인 발전계획을 수립하여 발표했다.

기업의 디자인및 고유상표 개발을 기술개발과 동등하게 간주하여 지원하고
또 이 사업의 효율적 추진을 위해 산업디자인 진흥기금을 98년까지
500억원으로 늘리며 산업디자인 전문회사를 100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우리상품이 국제 경쟁력을 상실하여 수출이 벽에 부딪치자 늦게나마 그
원인을 분석해서 찾아낸 처방인것 같다.

오늘날 공급과잉시대를 맞아 소비자들은 규격화 표준화에 대해 거부감을
일으키고 있다. 가치기준이 변한 것이다. 이것은 "규격화된 물자를 양적
으로 얼마만큼 소유하고 있는가"라는 양의 가치가 아니다. 스스로 삶의
가치설정에 합당한 생활용구를 필요로 하고,또 그것을 소유하고 사용함
으로써 삶의 보람과 가치를 찾고 개성을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러한 소비자의 상품가치 추구는 이제까지 인식된 수준의 기술이 아닌
좀더 효율적이고 집약적인 하이테크 추구에서 새로운 상품의 기술가치를
평가한다. 또한 상품의 인간가치추구는 미적가치와 문화적가치에서
추구하는 것이다.

이 시대에서 성공할수 있는 상품은 "하이테크+하이터치"로 기술가치와
문화가치가 내재돼 있어야 하며,이것이 상품평가의 기준이 된다.

신경제 5개년계획의 디자인개발 및 고유상표개발 지원이 효과적으로 시행
되기 위해서는 그 구체적 시행방법에서 심층적이고 입체적으로 검토되어야
한다.

산.학.연 관련인사들의 많은 의견 수렴과 이를 분석평가하여 합리적이고
효과적인 장.단기 계획이 수립돼야 한다.

또한 산업디자인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높이고 디자이너들의 질적향상과
국제감각의 향상을 위해 국제수준의 이벤트를 자주 열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국가간 지역간에 얼마나 치열한 디자인 전쟁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각성의 기회를 가져야겠다.

일본은 73년 4월부터 74년 3월까지 1년을 "디자인의 해"로 설정하고 여러
디자인 이벤트를 개최함으로써 디자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였다.

그후 89년 "디자인 박람회"라는 유례없는 이벤트를 나고야에서 개최하여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러한 행사는 정부의 디자인 정책부서와 민간디자인 단체가 공동으로
개최하고 각 경제단체가 적극적으로 후원함으로써 범국민적인 관심이 축적
되어 온 결과이다.

우리 정부로서는 산업디자인 포장 개발원(KIDP)에 대한 과감한 재정및
정책지원을 함으로써,KIDP가 앞정서서 산업디자인을 기업과 국민 사이에
연결하는 본격적인 진흥업무를 추진할 시점이다.

IBM사장이었던 토머스 왓슨2세는 기업의 디자인에 대한 인식을 표현한
슬로건으로 "Good design is good business"를 내세웠다.

우리기업도 상품개발에있어 자사 제품에 유니크한 문화가치를
부여함으로써 개성있고 차별화되는 디자인 아이덴티티가 유지되어 소비자의
만족도를 충족시켜야 한다. 현재와 같이 차별화와 개성없는 상품개발은
모두 실패의 요인이 될수있다.

다음으로 2000년대를 대비하기 위해 디자인 전문인력 양성기관인
대학교육의 구조와 특성있는 교과과정의 차별화가 시도돼야 한다.

우리나라 디자인 교육기관의 실태는 거의가 미술대학이라는 명칭의
범주에서 순수미술 분야의 각과와 같은 디자인학과로 존재하고 있다.

교육기관의 이러한 실태는 사회적으로 디자인분야를 인식하는데 크게
영향을 주고있다. 디자인을 미술로 잘못 인식하고 있으며,또한 디자인
교수나 학생들의 의식에도 큰영향을 주고있다.

하루빨리 "디자인대학"또는 "디자인 학부"라는 명칭으로 개편되어
전문화된 디자인학과로서 디자이너 양성기관의 면모를 갖춰야 겠다.

정부의 산업디자인 지원계획이 알찬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KIDP와 기업의
호응만으로는 어렵다. 모든 디자이너들의 자각과 협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것이다.

여러 전문디자인 분야의 디자이너들은 스스로의 의견을 정리하여
관계기관에 개진해야한다. 또한 디자인계 발전을 위해 단체의 일원화도
필요하다. 디자인계도 전문 영역별로 차이가 있겠으나 단체가 일원화되지
못한 점이 이분야발전에 장애가 되고있다.

지금까지 디자인 분야 군소 단체들은 직능단체의 의식과 성격을 지니지
못하고 학연과 지연등으로 연결,형성돼왔다.

이제 정부의 산업디자인 지원정책이 강력히 천명된 만큼 모든
디자이너들은 학연과 지연을 과감히 떨쳐버리고 문민시대에 걸맞는
직능단체를 탄생시켜 2000년대 "디자인 선진국"을 위해 매진해야 할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