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문자판 제조업체인 대명정밀의 사원들이 경영난에 처한 회사를 살리기
위해 땀흘리고 있다.

이 회사의 이용기 전사장은 설비투자로 인한 부채증가와 매출침체를 감당
하기어렵다며 올들어 몇차례 사업포기 의사를 밝히고 지난6월말 물러났다.
이러한 사태에 직면한 생산반장급 이상의 간부들은 출자를,사원들은 휴가
와 보너스 반납 휴일근무등을 자청하며 구사운동에 나섰다.

80여명의 사원중 21명이 2억5천만원의 부채와 이 전사장이 무상으로 내놓은
지분및 설비를 인수했다. 이들은 적립된 퇴직금과 사재를 털어 3억원 정도를
마련했다. 급한 사채부터 줄이고 증자를 하기 위해서였다.

일반 사원들의 호응도 이에 못지않다. 공장벽에 "지혜를 바쳐라. 지혜가
없으면 땀이라도 바쳐라"는 문구를 써붙여두고 이들은 생산능률 향상과 제품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국내 16개 문자판 제조업체중 최대규모인 대명정밀의 간판을 내릴순 없다는
애착과 꾸준한 설비투자로 키워온 성장잠재력이 원동력이었다. 엘레강스시계
등 30여 거래업체들은 대금결제기간을 크게 줄여 지원을 보냈고 기술 제휴사
인 대만의 만미정밀도 언제든지 기술인력 파견을 요청해도 좋다는 연락을
전해왔다.

대명정밀의 사원들은 이 회사가 표면처리의 균일도를 높일수 있는 클린룸
(진공설비)과 자동도료분무기 표면도막처리기등 첨단설비를 갖추고 있고
숙련인력이 풍부해 얼마든지 경영상태를 개선할수 있다고 자신한다.

79년 창업당시 공장장으로 입사해 이번에 새로 선장을 맡은 김성오사장(45)
도 "기술력과 사원들의 헌신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제품에 주력해 올 매출
부터 30~40%씩 끌어올리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이 회사는 자본금 1억5천만원 연 매출 13억원으로 연간 약1백20만개의
문자판을 생산하고 있다.

<오현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