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제천군 봉양면 봉양농협(조합장 홍성주)이 군납용 마른고추를 시중에
서 사들인 뒤 조합원들한테서 비싸게 수매한 것처럼 수매전표를 거짓으로
꾸며 납품한 것으로 밝혀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9일 봉양농협과 농민들에 따르면 봉양농협은 지난해 9월부터 올 7월까지
육군 제1군사령부에 마른고추 2백71t(45만1천여근)을 근당 2천7백60~3천2백
40원에 납품하기로 하고 관내 재배농가와 계약재배 약정을 맺었으나 지금까
지 40여t을 수매했을 뿐 납품물량의 대부분을 시중의 도매상에서 조달했다
는 것이다.
봉양농협은 이 과정에서 농민들에게서 사들인 것처럼 수매물량을 부풀리기
위해 2년 전 숨진 최아무개씨, 아예 수매에 응한 적이 없는 이아무개씨 등
조합원들의 명의를 도용해 고추를 대량 수매한 것처럼 서류를 거짓으로 작
성한 것으로 밝혀졌다.
봉양농협은 또 지난 12일 밤중에 시중에서 근당 1천원에도 못미치는 질나
쁜 고추 1만여근을 몰래 사들이다 농민들에게 들키기도 했다.
농민들은 "농협이 농민들에게서 고추를 사들이기로 해놓고도 시중의 싸구
려 고추를 사들여 군납해왔다"며 "그 과정에서 발생한 차액의 규모와 행방
이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농협 관계자는 "전표가 잘못 작성된 것은 이장들이 수매를 대
신 해주는 과정에서 도장을 잘못 찍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올해 다시
6백여농가와 재배계약을 해 군에 납품할 1백64t 전량을 수매하겠다"고 밝혔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