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이 창간된 1964년은 박정희 정부의 제1차 경제개발계획이 본격화해 사상 처음으로 수출 1억달러를 달성한 해였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그것도 전란으로 모든 것이 파괴된 상황에서, 가발용 머리카락과 코리안밍크로 불리던 쥐털을 팔아 이룩한 개가였다. 물론 1964년 수출 67억달러를 기록한 이웃 나라 일본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초라한 경제력이었다. 공업화의 여명은 아직 밝아오지 않았고, 이제 막 자리 잡던 의류와 봉제공장은 비숙련 여공의 비인간적 노동으로 돌아갔다. 돈을 빌려주겠다는 일본 등의 상업차관은 넘쳐났지만 산업 원자재를 한국에 수출하거나 완제품을 저가로 본국에 가져간다는 단서 조항이 달려 수출이 늘어날수록 무역 적자도 커지는 구조였다. 당시 1인당 국민소득은 107달러. 전체 인구의 80%가 초등학교도 제대로 나오지 못해 글만 깨치고 나면 모두 가망 없는 농업에 매달리던 시절이었다.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은 거대한 창업국가 건설과 맥을 같이하는 일이었다. 박정희 대통령이 강력한 리더십으로 경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자 국민도 서독 탄광과 베트남 전쟁터, 중동 건설 현장에서 함께 뛰었다. 그리고 정주영, 이병철, 구인회, 신격호, 조중훈, 박태준, 김우중 같은 당대 창업자들이 있었다. 울산 창원 구미 포항 여수의 거대 산업단지를 새로운 시설과 젊은 근로자로 빼곡히 채운 것이 그들이다.미지의 바닷길을 헤쳐 나가는데 항법 장치도 없고 지도도 없었다. 일본을 제외하고는 어떤 나라도 벤치마커가 되지 못했다. 1970년 일본의 수출은 우리나라의 23배, 1975년엔 11배에 달했다. 그럼에도 한국을 돕고 지원하는 데 인색했다. 차관과 투자에는 늘 부
정부가 전 세계 바다 지도의 표준을 정하는 국제기구를 유치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신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해도가 확산하고 있어 국제기구 유치에 성공하면 지역 경제와 관련 산업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22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해양수산부는 이르면 내년 5월 열리는 제4차 국제수로기구(IHO) 총회에서 IHO 산하에 신설될 ‘S-100 인프라센터(인프라센터)’를 한국에 유치하겠다는 안건을 의제로 올릴 계획이다. 내년 총회에서 디지털 해도 본부 결정IHO는 국제 수로 정책을 수립하고 이와 관련된 국제 기준을 제정하는 정부 간 기구다. 회원국은 1921년 19개국으로 시작해 현재 100개국으로 늘었다. 인프라센터는 새 디지털 해도 표준(S-100) 상용화에 필요한 연구와 운용 테스트 등 업무를 수행한다. 사실상 ‘디지털 해도 본부’ 역할을 한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인프라센터 설치 안건은 IHO 회원국 투표로 결정된다. 회원국들은 인프라센터를 한국에 두는 방안에 대체로 우호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국립해양조사원이 10여 년 동안 IHO의 디지털 해도 개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어서다. 인프라센터 유치 지역으로는 부산, 인천, 목포 등 바다와 인접한 도시가 거론된다. “세계 해양 지도 韓에서 결정”대양을 오가는 선박은 20세기 중반까지 종이 해도를 활용했다. 바닷길을 통한 교역이 늘면서 대형 해난 사고가 빈번해지자 북유럽 해운국을 중심으로 디지털 해도에 관한 연구가 이뤄졌다. 한국에선 1995년 전남 여수 소리도 부근에서 발생한 유조선 씨프린스호 침몰을 계기로 디지털 해도 개발이 본격화했다.현재 선박에서 사용하는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압박 속에 9월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 추세라면 이달 가계대출 증가 폭은 8월의 절반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다음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와 가을 이사철이 맞물리면 가계대출 수요에 불이 붙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19일 기준 728조869억원으로 지난달 말(725조3642억원)보다 2조7227억원 늘었다. 9월 영업일당 가계대출(2475억원)을 감안할 때 이달 가계대출 증가액은 4조4600억원으로 예상된다. 이는 8월 가계대출 증가액(9조6259억원)의 46.3%로,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가팔라지기 전인 4월(4조4346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5대 은행 가계대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9일 기준 571조3167억원으로 이달 들어 2조6551억원 불어났다. 남은 열흘 동안 이 추세가 유지된다면 이달 증가액은 4조3400억원으로 전망되며 8월 주담대 증가액(8조9115억원)의 48.7%에 이른다.전문가들은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더뎌진 이유로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와 은행 자체 가계대출 억제 조치 등을 꼽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단계 스트레스 DSR 도입 이후 연봉 1억원 차주의 은행 수도권 주담대 한도는 최대 1억원 가까이 축소됐다.하지만 이달 추석 연휴에 따른 영업일수 감소 등을 감안할 때 가계대출 증가세가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시각이 있다. 미국의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 여파로 다음달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커진 점도 변수다. 시장금리가 내려가면서 은행 대출금리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