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침대 안유수회장(59)의 별명은 "안반장"이다. 경기도 성남공장의
구석구석을 다니며 직접 일을 챙기고 있어 붙여진 것이다. 회사를
창업한지 30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이같은 스타일은 별로 바뀌지 않았다.
시간 나는대로 공장을 누빈다. 그러다보니 1천여종업원의 이름을 대부분
기억할 정도다. 이처럼 현장을 다니는것은 품질에 대한 열정이
뜨거워서다. "최고가 아니면 만들기 말라"는게 그의 일관된
기업경영철학이다. 영업자금등 다른 업무는 임원과 부서장에게
위임하지만 품질과 관련된 업무는 일일이 확인 점검한다.

오늘날 에이스가 침대업계 정상에 우뚝선 것이나 수천개의 가구업체들을
제치고 KS표시허가 품질관리 1등급업체 우수KS업체대상 일본공업규격을
가장먼저 따낸것도 이같은 안회장의 집념에서 비롯된 것이다. 또 세계에서
두번째로 침대공학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을 정도다.

그가 이같이 품질에 신경을 쓰는것은 품질때문에 쓰라린 맛을 본 경험이
있어서이다.

황해도 사리원태생인 그는 부모와 형제를 고향에 남겨둔채 1.4후퇴때 단신
월남했다. 이때가 16세, 그로부터 10년간 갖은 고생을 했다. 동아대
야간을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해서 모은 돈으로 63년 서울 노량진에서
에이스를 창업한다. 기업이라고 할수도 없는 작은 목공소 규모였다. 이후
김호동 뚝섬등지로 공장을 옮겨다니며 침대를 생산하다 74년에 부도의
비운을 맞기도 했다. 경기도 좋지 않았거니와 품질을 인정받지
못해서였다.

이듬해부터 시작된 아파트건설붐으로 기사회생의 전기를 잡은 그는 빚을
청산하고 재기에 나섰다. 이때 그는 비로소 원가가 더 들더라도 좋은
품질의 제품을 만들어야 소비자로부터 인정받는다는 사실을 체득했다.

오는 9월로 창업 30년을 맞는 안회장은 이제 세계시장으로 비상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있다. 이탈리아 스페인 미국에 해외사무소를 개설했고 중국에
침대공장을 곧 착공하는등 해외시장개척에 본격 나서기로한 것이다. 또
기회가 닿는다면 그리운 고향에 공장을 세우고 싶다는 꿈도 갖고있다.

<글김락훈기자> 사진 김 우기자